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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를 구입할 때 기성 샤프트 대신 전문 브랜드 제품을 주문하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샤프트와 피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TV 중계 등으로 관련 지식도 늘었기 때문이다. 겨울은 클럽을 점검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골퍼들이 샤프트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플렉스(강도)일 것이다. 뻣뻣한 S(stiff), 보통인 R(regular), 그 중간인 SR, 부드러운 여성용 L(lady) 등으로 표시돼 있다. 강한 샤프트일수록 한쪽을 고정시키고 다른 한쪽을 튕겼을 때 1분당 진동하는 횟수(CPM)가 크다. 일반적으로 강도가 강한 샤프트는 부드러운 샤프트에 비해 탄성이 적지만 방향성이 좋아 헤드스피드가 빠른 프로 골퍼들이 선호한다. 스피드가 느린 여성이나 시니어 골퍼는 부드러운 샤프트로 탄성의 도움을 받아 거리를 더 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쉬우면서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바로 샤프트의 무게다. 샷이 들쭉날쭉하다면 부적합한 무게의 샤프트를 쓰고 있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드라이버 샤프트는 보통 50~70g대가 있고 이보다 더 가볍거나 무거운 제품도 생산된다.
통상 너무 무거운 샤프트를 사용하면 근력이 받쳐주지 못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슬라이스나 밀리는 샷이 나오기 쉽다. 이를 막으려다 보면 반대로 당겨 치는 풀 샷을 내기도 한다. 샤프트가 너무 가벼우면 왼쪽으로 감기는 훅이 발생한다. 또 헤드스피드는 높아지나 클럽을 손으로 컨트롤하게 돼 볼에 체중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
샤프트의 무게는 자신의 근력과 스윙 스타일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매일유업 오픈에서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부활한 김대현(27·캘러웨이)은 샤프트 무게를 줄여 성공을 거둔 주인공이다. 김대현은 신인이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드라이버 샷 거리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은 대표 장타자다. 그러던 그가 2011시즌을 마친 뒤 웨이트트레이닝 도중 왼쪽 어깨 근육(회전근개)을 다치면서 시련을 맞았다. 그때 결심한 게 바로 '최장타자'에 대한 자존심을 내려놓기로 한 것. 우선 어깨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간결한 스윙으로 바꿨다. 그와 함께 샤프트의 무게를 줄였다. 종전 85g짜리 해외 유명 브랜드 샤프트보다 10g 가벼운 국산 샤프트로 교체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산 샤프트 전문업체 오토파워의 박건율 대표는 "김대현 선수는 부상 이후 스윙 리듬이 흐트러져 있었다"며 "가벼운 샤프트를 권했더니 리듬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 발달로 가벼우면서도 CPM이 높은 단단한 제품이나 무거우면서도 부드러운 샤프트가 나오고 있다"면서 "플렉스에 집착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무게를 먼저 선택한 다음 플렉스와 스윙 감각에 맞는 최적의 샤프트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캘러웨이골프 피팅 담당자인 한창수 과장은 "클럽의 무게를 활용해 부드럽게 휘두르는 스윙어 스타일 골퍼는 좀 더 무거운 샤프트를, 손목 스냅으로 강한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히터 스타일은 가벼운 샤프트가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헤드스피드가 느려도 백스윙을 짧게 해서 빠른 템포로 치는 골퍼는 좀 더 무거운 샤프트로 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무게가 전부는 아니다. 샤프트의 길이와 그립의 무게 등 스윙웨이트(스윙을 할 때 느껴지는 무게감)에 영향을 미칠 다른 요소들도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맞추는 게 좋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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