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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본격화되는 시점인데…” 개성공단 입주기업 북 핵실험에 전전긍긍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준비로 한창인데 새해부터 북한의 핵실험으로 수주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개성공단 입주 장갑 생산업체 대표)

7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한·중 FTA가 본격화되는 새해부터 북한 핵실험 소식을 접하게 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장갑 생산업체 대표는 “지난해 발효된 한·중 FTA로 중국 알리바바 쪽으로 진출하려고 해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한·중 FTA로 올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새해부터 북한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현재 개성 공단 내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한·중 FTA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의류 분야 제조업체들은 새해부터 발생한 북한 리스크에 사기가 꺾였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속옷 브랜드 업체 대표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전날 개성공단에 다녀온 현지 법인장과 얘기를 해보니 현장 근로자들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한·중 FTA로 현재 개성공단의 의류 관련 업체들이 제조한 제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로 원산지가 표시돼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고 ‘메이드 인 차이나’나 ‘메이드 인 캄보디아’ 등보다 가격과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새해 벽두부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올해 생산 규모를 늘리려고 준비했던 기업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 매출이 호조세라고 말해왔지만 사실 일부 임가공한 것을 전체 매출로 잡는 등 과대포장이 된 게 많고 공단 입주 기업은 5·24 조치 이후 각종 규제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특히 우리 회사는 올해 전체 생산 과정 중 개성공단에서 일부만 담당하던 것에서 완제품 생산을 목표로 증축을 계획했는데 이번 핵실험으로 정부의 통제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돼 당초 계획을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 대표들은 당장 바이어들과의 계약건이 걱정이다.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은 “2013년 공단이 한 차례 폐쇄된 이후 후유증이 상당해 지난 2년간 겨우 시장의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며 정상화되는 과정이었는데 북한 핵실험 사태가 재발해 또다시 불확실성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반면 적기 납품 등을 우려해 외부 계약과 수주에 차질이 생기는 사태가 일어나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핵실험이 처음도 아니고 당장 공장 운영에는 큰 문제는 없겠지만 남북경협이 오히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입주기업 입장에서는 상황이 호전되기보다 악화됐다는 점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북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입장에서는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고 정부의 조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정부의 조치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우리 기업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면서 “따라서 유엔과 우리 정부가 북한에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더라도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광우·박진용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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