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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물쩍 기업 구조조정 은행 부실채권만 키웠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보다 0.16%포인트 뛴 1.71%를 기록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금융감독원이 1일 밝혔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계속 올라간 것과 달리 이 기간 미국(4.29%→1.59%)이나 일본(2.40%→1.53%) 등 주요국은 내려갔다. 은행 부실채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기업여신(92.6%)인 점을 고려하면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은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한국은 노력을 게을리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신규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2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9,000억원 증가했다. 반대로 부실채권 매각·대손상각·출자전환 등의 방법으로 정리한 부실채권은 22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8,000억원 감소했다. 부실채권은 늘어만 가는데 정리는 하지 않으니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나아질 리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진작에 해야 할 기업 구조조정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이 2009년 외부감사 대상 기업 중 12.8%(2,698개)에서 2014년 15.2%(3,295개)로 늘었다.

물론 정부도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식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대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했다. 그 결과 상반기 35곳, 하반기 19곳 등 모두 54곳의 대기업을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렸다. 하지만 이후 기업 구조조정은 그런 얘기가 언제 있었느냐 할 정도로 부진하기만 하다. 많은 사람이 지적하듯 기업 구조조정의 바퀴가 멈춘 게 4월에 있을 총선 때문이라면 박근혜 정권 임기 내에 하는 것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내년에는 총선보다 더 큰 대선이라는 블랙홀이 모든 이슈를 삼켜버릴 것 아닌가.



이미 불거진 조선·해운업 문제로 은행들이 감당해야 할 부실채권만 해도 폭탄 수준이다.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은행 자금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은 득시글거리는 지금 기업 구조조정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 때를 놓치면 두고두고 우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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