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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질병' 나르시시즘을 들여다보다

■옆집의 나르시시스트 (제프리 클루거 지음, 문학동네 펴냄)

‘개구쟁이 스머프’를 보고 자란 세대에게 ‘허영이 스머프’는 어쩌면 가장 처음 만난 나르시시스트일지도 모른다. 한 손에 거울을 들고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감탄하는 모습은 모범적인 캐릭터라기보다는 희화화된 존재로 학습된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도 불리는데 일종의 정신병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우습게 생각하는 허영이 스머프는 영화 스크린, 국회, 사무실, 이웃집에 있을 수 있고 심지어는 ‘나’일 수도 있다.

책 ‘옆집의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을 과시하며 스스로에게 도취되는 나르시시즘을 도널드 트럼프,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사들을 통해 들여다봤다. 특히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공화당 경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예는 나르시시즘의 정수를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책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모든 면모는 자기애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그는 자신이 소유하거나 관련이 있는 모든 것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는데 이는 자신을 과시한다. 예를 들면 ‘트럼프 모기지’, ‘트럼프 파이낸셜’, ‘트럼프 세일즈 앤드 리싱’, ‘트럼프 레스토랑’, ‘트럼프 보드카’, ‘트럼프 초콜릿’, ‘도널드 트럼프 향수, ’트럼프 생수‘, ’트럼프 실내 장식‘, 트럼프 의류’, ‘트럼프 서적’, ‘트럼프 골프’, ‘트럼프 대학교’ 등등이며 이외에도 트럼프 OO은 셀 수 없이 많다. 이뿐 아니라 그는 스스로에 대한 과시를 신체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그는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양복 재킷을 활짝 열고, 손을 엉덩이에 올리고, 검지와 약지를 사타구니 쪽으로 향한 자세를 취하는데, 이는 유인원이 건강함을 자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과하고 원시적인(?) 모습에 대중들은 매혹되고 있다. 당당함, 자부심, 용기 그리고 매력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수 없이 많은 나르시시스트들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나르시시스트가 만연한 것일까? 저자는 그 이유를 태생부터 이기적인 인간 본성에서 찾았다. 예를 들어 진화생물학자인 데이비드 헤이그는 태반을 “오직 태아의 생명 유지와 보호를 위해서만 존재하며 모체는 안중에도 없는 무자비한 기생 기관”이라고 표현했다. 낯선 외부 침입자인 정자가 난자와 결합해 자궁에 착상할 때부터 태아는 오로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모체의 모든 것을 이용하고자 한다는 것. 나르시시즘은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인 이타심을 결국은 잊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저자는 나르시시즘은 반드시 극복돼야 할 대상으로 결론 내린다. 1만6,500원.

/연승기자 yeonv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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