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범친박계인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자가 당선되면서 당청 관계는 ‘쇄신’보다 ‘소통’을 강화하는 수준으로 변화를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야(對野) 관계는 당분간 대립각을 세우기보다 타협과 설득의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3일 ‘2016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 뒤 “박근혜 정부를 잘 마무리하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선발 투수가 되겠다”며 “협치와 혁신을 통해 활로를 열어 우리에게 등돌린 민심을 되찾아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전당대회 준비 등 당 수습은 물론 20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바뀌면서 당청·대야 관계 재정립에도 나서야 한다.
정 원내대표는 계파 간 화합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어려운 국면을 탈출하기 위해선 힘을 모아야 하는데 계파로 나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내 화합을 위해선 친박이 주도해온 당청 관계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내 안팎에서는 총선 참패 이후 ‘친박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당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정 원내대표도 이번 경선에서 “여권의 한 축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변화가 필요하다. 당당히 설득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진석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광림 정책위의장이 각각 범친박계·친박계로 분류돼 친박계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당청 관계는 친박계와 비박계 양쪽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평 관계’인 안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과정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당청 간 소통의 마중물이 되겠다”며 당정청 고위회동 정례화를 약속했다.
대야 관계는 긴장보다 유연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아무리 일방적으로 지시한다고 해도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없게 됐다”며 “세 당이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여당 몫의 국방·외교통일위원장을 야당과 협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상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광림 신임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3당 체제로 만들어줬으니 정부가 제출한 법안들은 지금까지의 주장과 달리 타율이 높은 쪽으로 점검하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제1과제인 비상대책위원회는 ‘관리형’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혁신형이나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실무형이냐, 이 문제는 사견보다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무소속 복당 문제에 대해선 “모임을 통해 의원들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류호·박효정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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