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금감원장이 12일 농협·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기업 구조조정 관련 긴급 간담회를 연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들 여신을 갖고 있는 시중은행의 출자전환을 독려하기 위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다음주 초 현대상선 채권단에서 금융권의 채무재조정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현대상선 여신을 가진 시중은행을 불러 출자전환 등을 적극 독려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일부 시중은행을 호출한 것은 국책은행만으로는 구조조정이 버겁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다음 차례인 중공업의 경우 시중은행의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 현대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하나은행으로 지난달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을 만나 자구 계획안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에서 우리·하나·신한은행 등이 빠진 바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해운업종뿐 아니라 조선업종에 대해서도 채권단에서 자구안을 요구해 구조조정을 위한 시중은행들의 협조가 더 절실해진 상황”이라며 “특히 시중은행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계속 채권단에서 빠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짚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부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에 대한 충당금 적립에 주력하면서 취약업종 리스크에 집중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은행들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부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여신에서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구조조정 방향에 따라 재분류될 경우 추가 충당금 문제가 터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정영현·김보리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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