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와 USA투데이는 2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미국의 50대 비금융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1조7,000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FT는 특히 미국의 현금보유 상위 5대 기업이 사상 처음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 등 정보기술(IT) 업체들로 채워졌으며 이들 5개사의 현금자산은 5,040억달러에 달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2,157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해 부동의 1위를 달렸고 마이크로소프트(1,026억달러), 알파벳(731억달러), 시스코시스템즈(604억달러), 오라클(523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밝힌 지난해 말 기준 현금보유액은 71조5,000억원으로 애플의 3분의1에도 못 미쳤으며 시스코와 비슷한 수준이다.
무디스는 미국 기업들의 현금보유가 증가하는 것은 중국은 물론 미국도 여전히 경기 침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원자재 값 급락에 에너지 기업 등의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미국의 신규 설비투자는 3% 감소했다. 아울러 초저금리 속에 기업들은 채권발행 등 부채에 의존한 자금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무디스는 50대 미국 기업의 현금보유액 중 71%인 1조2,000억달러가 미국의 높은 세율을 피해 해외에 비축돼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기업의 국외 현금보유액은 2013년 9,470억달러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의 경우 전체 현금자산의 93%를 지난해 국외에 뒀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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