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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국산차 홈쇼핑 판매 허용에…현대기아차 영업사원들 집단 반발

규제 완화가 불러온 또 다른 후폭풍   

"대리점 원프라이스제 개선 없이

홈쇼핑서만 싸게 팔아선 안돼"

업체들 "판매 악재 올까" 우려

 





정부가 홈쇼핑에서 국산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규제 완화책이 긍정·부정적 효과를 뛰어넘어 자동차 판매 노조의 반발 등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기존에 각 대리점별로 같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는 ‘원프라이스 제도’가 개선되는 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산차 업체 입장에서는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판매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판매 조직과의 갈등으로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산차들, ‘원 프라이스’ 제도 바뀌나=정부는 지난 18일 제5차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TV 홈쇼핑에서 국산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는 수입차만 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규제 개혁을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단시간에 효과가 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국산차 5개사는 이번 규제 개혁에 따른 향후 판매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자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국산차 업체들이 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원 프라이스 제도’ 때문이다.



국산차 업체들은 어느 대리점에서도 같은 가격으로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홈쇼핑이 새로운 유통망으로 부각되기 위해서는 기존 대리점보다 싼 가격에 차량을 판매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기존 대리점이 반발할 우려가 있어 제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국산차 업체들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국 770여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GM 역시 전국에 300여개 대리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수입차 협회들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협회에 따르면 BMW는 46개, 벤츠는 38개, 아우디는 35개 수준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이미 전국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홈쇼핑 판매에 따른 이득을 누리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선임 연구위원은 “홈쇼핑이 새로운 유통 경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등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대리점별로 동일한 가격 정책을 펼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로 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폭풍 ‘판매 노조와 갈등’=이번 규제 개혁이 오히려 판매 조직과의 갈등으로 이어져 국산차 업체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산차 업체들은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판매 절벽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특히 노조와의 임금 협상 등으로 하투(夏鬪)까지 겹칠 경우 공장 가동률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홈쇼핑 판매 허용에 따른 판매 노조의 반발은 엎친 데 덮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영업 노조는 이번 홈쇼핑 국산차 판매가 ‘영업 노동자들 죽이기’라며 총력 저지를 천명한 상태다. 정부 청사 항의 방문 및 판매지회 연대 투쟁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홈쇼핑 등 판로가 다양해지면 고객들은 보다 높은 효용을 누릴 수 있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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