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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추신수에 부상에서 돌아올 류현진과 강정호, 최근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박병호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거 풍년이 찾아오면서 야구팬들은 내년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타격기계' 김현수(27)까지 가세했다.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입성은 LG 트윈스 2군 출신 박병호의 미네소타 입단 못지않게 입지전적이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17일(한국시간) "한국 외야수 김현수가 2년 700만달러(약 82억5,000만원)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합의했다. 메디컬 테스트가 끝나면 계약이 성사된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 구단 홈페이지도 김현수의 입단 합의 소식을 게재했다. 김현수는 이날 오전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2008년부터 8년 내리 120경기 이상을 뛸 정도로 손꼽히는 내구성을 자랑하는 김현수다. 메디컬 테스트는 간단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1호 기록을 쓴다. 앞서 류현진·강정호·박병호가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했지만 그들은 이적료가 발생하는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한 계약이었다.
신일고 출신의 김현수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팀 지명도 받지 못한 선수였다. 발이 느리고 수비와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 결국 그는 연습생 신분인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다. 계약금은 없었고 연봉은 2,000만원이었다. 김현수는 그러나 2007년 99경기 타율 0.273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2008년 타율 0.357로 타격왕에 올라 드래프트 당시의 각 구단 스카우트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김현수는 입단 당시 2군 경기를 마치면 하루 1,000번의 스윙으로 밤을 밝혔고 그런 노력이 당시 김경문 감독(현 NC 다이노스 감독)의 눈에 띄어 1군에서 기회를 보장받기 시작했다. 2008년 168안타로 최다안타 1위에 오른 김현수는 타율 0.357(3위)을 기록한 이듬해에도 172안타로 최다안타 2연패를 달성했다.
김현수는 10년 통산 타율이 0.318로 역대 4위일 정도로 꾸준한 타격이 강점이다. 미국 언론이 "최근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삼진·볼넷은 63대101. 선구안이 좋고 볼을 맞히는(컨택) 능력도 리그 최고지만 그렇다고 장타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김현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올해 28개의 홈런(141경기 타율 0.326, 121타점)을 때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이름값을 해낸 것도 빅리그 진출에 가산점이 됐다. 최근 끝난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에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김현수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두산의 한 베테랑 선수는 "김현수는 요즘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찾고 있는 유형의 선수다. 그들은 전형적인 거포보다 컨택 능력이 좋은 중장거리 타자를 선호한다"며 "박병호보다 더 좋은 조건에 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연평균 연봉은 300만달러. 김현수가 보도대로 2년 700만달러에 계약한다면 연평균 연봉은 350만달러다. 물론 미네소타는 박병호 이적료로 넥센 히어로즈에 1,285만달러를 별도로 지불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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