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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스포츠라이프
침대 위의 사투 '불면증'···잠 걱정 덜어야 '꿀잠'

과도한 강박·잡생각에 수면장애 급증

스트레스·주변 환경적 문제도 한 몫

잘못된 대처로 만성화되면 상황 심각

수면다원검사로 확실한 요인 찾고

수면제 복용법 알고써야 치료 효과

취침 3시간 전엔 휴대폰 멀리해야

김희란(57·여성)씨는 최근 밤마다 침대 위에서 사투를 벌인다. 오지 않는 잠 때문에 밤새 뒤척이기 때문이다. 평소 예민한 성격으로 3년 전 집안 재산 문제로 친척끼리 다툼을 벌이고 소송을 시작하게 되면서 불면증이 찾아온 것. 수면제를 하루 2∼3알 정도 복용하며 지내왔고 처음에는 약을 먹으면 잠이 들었지만 이후에는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어서 점차 복용량을 늘렸다.

김씨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오후10시30분께 약을 먹고 방에서 TV를 켜 놓은 채 잠을 청한다. 쉽사리 잠이 들지 않고 오전1시께가 돼야 겨우 눈을 감는다. 김씨는 “일단 자려고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면서 머릿속에서 온갖 잡생각이 떠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뜬눈으로 밤을 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김씨처럼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과도한 강박, 자려고 하는 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여러 생각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불면증 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28만9,500명에서 지난해 45만5,900명으로 5년 만에 57.5% 늘었다.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면장애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다가 자주 깨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등의 증상을 말한다. 불면증의 대표적 특징으로 침실 밖을 벗어나는 등 자려고 하지 않는 상황에서 외려 잠이 오거나 자려고 하면 불안하고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는가 하면, 잠을 자려고 지나치게 애를 쓰는 경우 등이 해당된다. 불면증은 신경 예민 등 기존에 불면증을 유발할 만한 원인을 갖고 있던 사람이 과도한 스트레스와 주변 환경적 요인으로 잠을 잘 자지 못하다가 이것이 잘못된 대처로 고착화·만성화될 때 상황이 심각해진다.

바꿔말하면 불면증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는 말이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수면제부터 사용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잘못된 수면습관 및 생활습관, 심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을 우선 시행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에 한해서 수면제를 사용하되 복용법을 제대로 알고 써야 효과적 치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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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원인 다양, 자가 진단 아닌 수면다원검사로 확실한 요인 찾아야=수면장애의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로 대개 이뤄진다. 수면의 구조와 효율, 수면 중 발생한 사건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사방법으로 수면무호흡증, 기면병, 과다수면증, 렘수면 행동장애 등 수면 중 이상행동 질환과 만성적 불면증 등을 진단하는 검사다. 잠을 자는 동안 뇌파, 안구 운동, 근육의 움직임, 입과 코를 통한 호흡, 코골이, 흉부와 복부의 호흡운동, 동맥혈 내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 동시에 환자의 수면 중 행동을 촬영해 영상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 가정의 침실처럼 꾸며진 검사실에서 여러 가지 측정 장치를 머리와 몸에 부착하고 하룻밤 동안 자면서 시행한다. 수면다원검사가 매우 중요한 것은 여기서 얻은 기록을 토대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침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가령 혈기왕성한 20대 남성은 불면증을 앓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흔히 늦잠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수면위상 지연 증후군’이 있는 정도가 심한 ‘올빼미족’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 같은 경우는 대개 중학교 등 학창시절부터 오전3시에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고착화된 것”이라며 “개인 의지만으로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 전 멜라토닌을 복용하고 아침에 밝은 빛을 쐬게 하는 ‘라이트 치료’를 병행한다면 통상 정상적인 수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수면위상 증후군의 경우 ‘불면이다’라고 단정 짓고 섣불리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보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의도적으로 조율하면서 빛과 멜라토닌을 적절히 활용해 수면 패턴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수면제 죄악시 말아야, 복용법만 제대로 알아도 효과적 치료 될 수 있어=잠이 들지 않은 채로 누워 있는 시간을 줄이는 ‘수면제한치료’, 잠을 자야 한다는 강한 믿음에 사로잡혀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시행하는 ‘이완요법’ 등을 실시해도 ‘꿀잠’을 잘 수 없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수면제를 선택하게 된다.

정 교수는 “마치 고혈압·당뇨 환자가 약을 평생 복용하듯 불면증을 앓고 이들도 수면제를 복용하는 격”이라며 “다만 오남용으로 내성이 단기간에 오거나 여러 문제가 유발되지 않도록 복용법을 제대로 알고 쓰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상목표 시간 7시간 전 수면제 복용’을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수면제를 처방할 때 ‘자기 전에 드세요’라고 (복약)지도했지만 환자에 따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해 복용시간이 일정하지 못했고 그래서 수면제를 복용해도 실제 잠에 빠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약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 교수가 수면제를 처방 받은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수면제 복용시간과 실제 잠에 빠지기까지의 시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자기 전 복용했던 환자는 잠들기까지 2시간 남짓의 시간이 걸렸고 7시간 전 약을 먹은 환자는 33.6분 만에 잠에 빠졌다. 정 교수는 “이 연구는 환자의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근거가 됐다”며 “개인별 수면패턴을 파악해 침대에 눕는 시간과 약 복용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걱정일기 쓰고 취침 3시간 전 휴대폰 멀리해야=자는 동안 우리는 낮 동안에 쓸 에너지를 보충한다. 이 밖에도 새 신체 조직이 성장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며 각종 대사활동을 조절하고 안정화시키기도 한다. 집중력 향상 등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인 게 수면이다. ‘수면의 질’에 대해 늘어난 관심만큼이나 개인별로 바른 수면습관을 만들 수 있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주 교수는 “자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설정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가급적 크고 작은 고민의 무게를 모두 내려놓을 수 있도록 ‘걱정 일기’를 쓴 후 후련하게 취침하는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3시간 전부터는 휴대폰을 멀리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는 등 숙면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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