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의 양보를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의 노동시장 정책은 정규직들의 일자리를 과보호하면서 비정규직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격차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아차 공장의 본사 정규직 근로자는 연봉 1억원, 사내 하청 근로자는 5,000만원, 2차 협력사 직원의 연봉은 2,500만원으로 본사 정규직의 4분의1에 불과하다”며 “본사 정규직, 사내 하청이나 협력사 직원, 2차 협력사 직원 등으로 봉건제처럼 엄격한 신분질서가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노동시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노동개혁을 저지하는 귀족노조가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과 노동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며 “상층 근로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비정규직에 대폭 양보하는 것이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정규직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상부터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제대로 된 대책을 내기 위해서는 상세한 파악이 필요하다”며 “서울메트로와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부터 일자리 생태계를 조사해 일자리 지도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일부 대기업이 우리 경제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어종 ‘배스’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비정상적 행태는 반드시 규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분배 문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기업의 불법·탈법·편법적 경영권 세습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개헌 논의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국회가) 계파, 공천, 자리 나눠 먹기 등 일반 국민의 삶과 관계없는 그들만의 리그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며 “국회발 개헌 논의는 그런 위험을 안고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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