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기획재정부의 ‘2015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를 듣는 1만여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직전 연도 D등급에서 수직 상승한 것이다.
한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발생한 원전납품비리와 품질시험성적서 위조사건 등 연이은 사건·사고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었다. 원전 사고 이전 90%를 웃돌던 원전 이용률은 2013년 70%대까지 추락했고 당기순이익도 1,88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수원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시기인 2013년 9월 조석 사장 체제가 시작됐다. 조 사장은 가장 먼저 원자력 순혈주의 타파를 위해 외부인재 채용을 늘렸다. 이어 ‘신뢰받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 한수원’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원전비리 근절 조치를 단행했다. 퇴직자의 협력업체 재취업을 금지하고 퇴직자를 고용한 업체는 입찰 참여를 제한했다.
조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가치 낙찰제를 도입했고 품질서류 검증 비용을 한수원이 직접 지급해 서류 위변조를 원천 봉쇄했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현장방문 이동 거리만 5만㎞가 넘었다.
결국 한수원은 만성 적자기업이라는 주홍글씨를 떼어내고 지난해 10조7,000억원의 매출액과 2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재무성과를 냈다. 환골탈태한 것이다.
설비와 원전운영의 안전성이 강화되면서 원전 이용률도 후쿠시마 사고 이전수준에 근접한 85%까지 회복됐다. 고장 정지 건수(3건)와 비계획손실률(1.34%)은 세계 1위에 올랐다. 한수원 관계자는 “혁신 노력이 원자력 사업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개선된 공공기관 경영실적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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