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가 해외 투자자들과 함께 새만금 산업단지에 3,800억원을 투자해 여의도의 4분의 1(76ha, 23만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농민 단체들이 “국내 모든 농가가 죽게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LG CNS측은 ‘스마트 바이오파크(Smart Biopark)라는 이름의 대규모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지난 2월 새만금개발청에 제출한 뒤 6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농민단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팜은 빅데이터와 스마트기기 등으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원격 제어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수확량을 최대로 끌어오리는 솔루션이다. LG CNS는 스마트팜 단지를 이르면 내년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스마트팜 연구개발(R&D)센터와 재배시설, 가공·유통시설을 조성한다. 이 곳에서는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을 재배해 전량 수출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농약·종자를 생산하는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을 인수하고, LG전자는 작년 말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 산하에 농업 분야를 담당하는 그린하우스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LG는 이번 새만금 스마트단지를 통해 한국형 스마트팜 장비 및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오늘 회의 분위기기 험악했다. 농민들을 대기업이 죽이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최계조 사단법인 한국토마토대표조직 회장은 “전량을 수출한다는 것 자체가 실정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우리나라 토마토 수출량은 수 년째 5,000톤 수준인데 대기업이 수출에 나서면 그 피해가 농민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토마토나 파프리카 등 대기업으로 피해 본 농민들이 다른 작물을 심기 시작하면 도미노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LG CNS는 지난 5월 군산시와 함께 농민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농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었다.
LG CNS 측은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농민들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013년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은 467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 화옹간척지에 대규모 유리온실 사업을 추진했다가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사업을 접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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