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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1MDB “68억불 용처불분명” 기밀문서 유출

비리 스캔들에 휘말린 말레이시아 국영 투자기업 1MDB의 투자금 가운데 68억7,000만 달러(약 7조9,000억원)의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정부 비밀문서가 유출됐다.

8일(현지시간) 탐사보도 매체인 사라왁 리포트가 입수한 말레이시아의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이 용처를 확인하지 못한 1MDB의 자금 지출은 총 8건이다.

1MDB가 설립한 SPC(특수목적회사)에 투자 명목으로 지급된 9억3,000만 달러와 1MDB의 불법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로 최근 강제폐업된 스위스 BSI(방카 델라 스비체라 이탈리아나) 은행에 지급된 15억6,000만 달러가 포함됐다. 자금 일부는 실체가 불명확한 해외 법인에 ‘환불 가능 보증금’으로 지급됐고, 펀드에 투자됐다는 돈도 거래내역 등 입증자료가 없는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감사원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감사에서 1MDB 경영진이 거듭 말을 바꿨고 일부 자료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MDB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국제석유투자(IPIC) 측이 보유한 발전소 지분 49%에 대한 매입 선택권을 해소하기 위해 18억 달러를 지급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분 가치보다 너무 큰 금액을 줬다는 지적이 나오자 올해 2월 새 서류를 들고 나왔다. 사실 매입선택권 해소가 아닌 대출보증 연장 명목으로 준 돈이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이 서류는 2015년 11월 26일 지출 결의가 승인됐다고 돼 있고 중요한 정보이지만 같은해 12월 1MDB 경영진과의 회의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이 문서와 담겨있는 정보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 보고서를 비밀문서로 지정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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