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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부동산펀드 불티...증권사 '저위험+중수익 상품' 앞다퉈 개발

[부동자금 1,000조 자금시장으로 돌리자]

<2> 1%P 수익률 전쟁

은행·MMF서 대기하던 돈, 안정수익상품 나오면 이동

올 채권형 펀드에 4.6조 유입·랩어카운트는 10조↑

기준금리·성장률·물가 합친 4%대가 적정 수익률

업계, 헤지펀드 출범 등 맞춤형 자산관리 부문서 혈투





#올 들어 국내 채권형 펀드인 ‘삼성코리아단기채권’에는 7,56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또 다른 채권형 펀드인 ‘한화단기국공채’와 ‘한국투자e단기채’에도 각각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저금리 시대에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이들 세 펀드에만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이들 펀드는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에 주로 투자해 안정성을 갖춘데다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하나그랜드티마크부동산펀드1호’는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이 펀드는 서울 명동 소재 호텔에서 발생하는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상품으로 5%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1%대에 머물고 주식 시장마저 박스권에 갇히면서 단 1%포인트라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은 평상시에는 6개월에서 1년 미만의 은행권 예·적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물러 있다가도 위험성은 낮추고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이 출시되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수익률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동산 관련 펀드와 랩어카운트 신상품을 준비하거나 헤지펀드 출범을 서두르는 등 맞춤형 자산 관리에 혈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아 투자자의 수익률 눈높이가 낮아진 동시에 안정성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시장에서는 적정 수익률이 기준금리(1.25%) 수준에 성장률(2.7%)과 물가상승률(0.8%)을 더한 4% 중후반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채권형 펀드로의 이동이 대표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KG제로인에 의뢰해 올 초 이후 공모형 펀드(ETF 제외)의 자금 유출입과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25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4조6,610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7,53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채권형 펀드는 최근 1년(2.94%), 2년(6.7%) 수익률에서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4.10%, -2.54%)을 압도했다. 이석형 현대증권 상품기획부장은 “2014년 하반기부터 한은이 계단식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시중 금리를 웃도는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공모 대비 사모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는 자금과 관련이 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228조9,040억원으로 공모펀드(227조9,212억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박스권 장세에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다양한 자산에 각종 투자기법을 활용하는 사모펀드로 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다.

랩어카운트 등 맞춤형 자산 관리 상품도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액은 81조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13.2%) 증가했다.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이면서 기준금리 이상의 추가 수익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 수준 높은 투자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난 결과다. 다만 최근 가입액이 다소 준 것은 3월 비과세 혜택이 부여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일부 이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위험·중수익 투자처인 부동산 투자로도 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증권이 홈플러스 인수금융의 대출채권을 기초로 지난해 11월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은 지난달 공모금액 450억원이 모두 팔려나갔고 미래에셋증권이 출시한 ‘베트남 랜드마크72 자산유동화(ABS)증권’은 예비청약 이틀 만에 모집액 2,500억원을 다 채웠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투자자들이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더라도 안정성을 갖춘 상품에 눈길을 줄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을 기반으로 한 ABS 상품이나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투자 업계도 이런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한 헤지펀드 출범을 위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최근 금융 당국은 운용사뿐 아니라 증권사도 사모펀드(인하우스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NH투자증권·교보증권·토러스증권 등 3~4곳이 겸업 신청서를 내고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말 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며 교보증권은 10월을 목표로 채권 중심의 일반사모펀드와 멀티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를 선보인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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