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분야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중국과 전쟁:생각할 수 없는 사항들에 대한 고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중 전쟁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뿐 아니라 북한 정권 붕괴 등 4가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두 경우는 동중국해에서 일본과 중국 간 분쟁이 격화되거나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무력을 쓰는 상황이다. 미국·중국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에서 격돌한 것이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는 미 육군의 의뢰로 작성됐다.
랜드연구소 측 보고서는 특히 미중 간 전쟁이 발발하면 “러시아보다 북한의 행동을 더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이나 일본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중국과의 전쟁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미중 간 충돌은 서태평양 전체를 전쟁지역화하겠지만 핵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로 해상이나 공중전, 사이버 공간의 교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랜드연구소는 미중 간 전쟁을 2015년부터 오는 2025년 사이에 발생하는 것을 가정해 피해 규모를 추정하면서 2015년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이 크게 유리하지만 2025년으로 갈수록 전력 격차가 줄어 미국의 피해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의 강도와 기간은 △온건한 단기전 △격렬한 단기전 △온건한 장기전 △격렬한 장기전 등 4가지로 구분됐으며 격렬한 장기전 발발 1년 후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5∼10%, 중국은 25∼35% 감소해 두 나라가 극심한 혼란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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