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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사업 멜론 통해 음원 사재기·추천제 악용
'갑질' 비판 들끓어
아이유 새앨범 수록곡 '아동 성상품화' 일파만파
온라인서 '폐기' 서명운동
음원·매니지먼트 타격 매출 급성장 제동 가능성
주요 사업인 음원 플랫폼과 대표 아티스트 아이유가 잇달아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음원시장 1위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의 이미지가 추락하고있다.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부정적 이슈가 부각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을 해온 로엔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엔의 양대 사업부문은 음원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다. '끼워 팔기형' 음원 추천제, 음원 사재기로 음원 부문이 지탄을 받은데 이어 로엔 대표 아티스트 아이유 최신작의 '아동 성적 대상화' 논란이 가열되면서 양대 사업 부문이 복합적 악재를 맞고있다. 매니지먼트 부문의 최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아이유가 직격탄을 맞고, 이는 또 다시 음원 사업부문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음원 플랫폼인 멜론은 로엔 매출액(연결기준) 중 75%를 차지하는 등 핵심 사업이며, 매니지먼트 사업(로엔트리)에서는 가수 아이유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처럼 로엔은 멜론과 아이유 의존도가 절대적이라 두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경우 로엔의 수익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아이유의 새 미니 앨범 'CHAT-SHIRE(챗셔)'의 수록곡이 아동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논란이 가열되면서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제제' 음원을 폐기해야 한다는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 시작 3일 만에 3만 여명이 넘게 서명에 동참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노래 '제제'는 소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주인공 제제를 재해석한 곡으로, 노랫말과 음반 표지 이미지에 다섯 살인 제제를 성적인 이미지로 해석했다고 이 책의 한국어 판을 출간한 출판사 동녘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촉발됐다. 로엔트리는 이에 대해 "아이유의 '제제'는 원작 소설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거나 해석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또 다른 상상 속에 존재하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로 해석돼야 한다"며 "이번 앨범의 재킷이미지 및 뮤직비디오의 일부 장면에 대해, 악의적인 끼워 맞추기 식 편집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논란을 재생산할 뿐 아니라 이를 여과 없이 확산시키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하여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끼워 팔기형' 음원 추천제를 엠넷닷컴(CJ E&M)·소리바다·지니(KT뮤직) 등 업계가 잇달아 폐지하고 나섰지만 로엔은 복지부동이다. 특히 로엔은 자사의 가수 및 유통 음원을 주로 추천 음원에 끼워 넣거나 추천제를 악용해 매니지먼트사에 이른바 '갑질'을 해 비판을 받아왔다. 로엔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음원 추천제를 개선해 개인이 그동안 들었던 음원 이력을 데이터화하고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해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로엔의 이러한 개선책에 회의적이다. 이름만 바꾼 '도로 끼워 팔기형' 음원 추천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끼워 팔기형 추천 서비스는 서비스 변경을 위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다"며 "사업자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빠른 시일 내에 개선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엔은 추천제를 폐지하는 대신 '알고리즘 개발'이라는 확인 불가능한 시스템을 거론하며 문제의 핵심을 피해가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또 다른 이는 "음악업계의 패러다임을 멜론이 쥐고 움직이는 상황은 장기적으로 국내 음악업계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라며 "제작자들은 '멜론 추천'에 목을 메는 대신 완성도 높은 음악 제작에 집중하고, 공정하게 차트에서 경쟁해 순위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대상이된 '제제' 가사 그 안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어 |
/연승기자 yeonvi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