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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싸움에…한일어업협상 평행선

韓 "갈치 어획량 늘려달라"

日 "어업 선박수 줄이겠다"

이견 못좁혀 공식협상 차질

어민들 석달넘게 조업 못해

2014년처럼 협상 해 넘기면

고등어 어획까지 감소 우려





한일어업협상 결렬로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우리 어선들의 조업이 중단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 양국은 협상의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장 민감한 이슈인 갈치를 두고 양국 입장이 완전히 엇갈려 조기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6월22~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6년 어기 한일어업협상’이 결렬된 후 양국이 석 달 넘게 공식 테이블에 앉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달 중에도 어업협상 재개가 불투명하다.

EEZ는 영해 기선으로부터 200해리에 이르는 수역 중 영해를 제외한 수역. 우리나라는 일본·중국과 EEZ가 겹치기 때문에 어업협정을 체결해 겹치는 수역을 공동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매년 어기(그해 7월~다음해 6월)에 맞춰 양국 EEZ에서 어획량과 조업조건 등을 확정하는 어업협상을 해왔다. 하지만 6월 열린 협상에서 양국은 어획 할당량과 어업 가능 선박 수에 대한 이견을 보여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우리 어선들은 2016년 어기(7월~2017년 6월)에 일본 EEZ 어업이 중단돼 7월부터 석 달 넘게 조업을 못하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양국 정부의 ‘갈치’ 조업에 대한 팽팽한 힘겨루기. 우리 어선들은 전체 어획량의 4~5%가량을 일본 EEZ에서 잡는다. 지난해 우리 연승(고기를 산 채로 한꺼번에 잡아 올리는 어법) 어선 206척이 입어 허가를 받아 5,122톤의 어획량을 기록했다. 연승어선 어획량 가운데 갈치는 58%가 넘는 3,006톤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2016년 어기에 갈치 할당량을 일본이 제시한 2,150톤에서 5,000톤으로 확대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 입장과 정반대로





지난해 206척이었던 입어 척수를 3분의1 수준인 73척으로 제한하겠다는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갈치 할당량 확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우리 EEZ에서 활동하는 일본 선망(대규모 어군을 그물로 둘러싸서 잡는 어법) 어선의 고등어 어획량 할당량을 축소하고 조업금지 수역을 신설하는 규제를 하겠다”며 일본의 요구를 받아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이 해를 넘겨 이듬해 1월 타결된 2014년처럼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협상이 길어질 경우 갈치뿐 아니라 고등어 어획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고등어 생산량은 3만2,606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9% 줄었다. 우리의 전체 고등어 생산량 중 약 9%가 일본 EEZ에서 잡히는데 협상이 길어지면 생산이 더 감소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방사성물질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취한 2013년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에 대한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때문에 일본이 협상을 끌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근거 없는 수입규제라며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후쿠시마 문제는 WTO에 제소된 상황으로 양국이 어획량을 놓고 협의하는 이번 협상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협상 타결 시기에 얽매이기보다는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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