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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생명엔 불법없다"

2년간 中 어선 25척·140여명 구조

"갈등 크지만 평화적 해결 노력"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놓고 한중 간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해경이 최근 2년간 위급한 상황에 빠진 중국선원 약 140명을 구조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서·남해안의 경우 중국어선의 주 활동무대라는 점에서 한국과 중국이 감정적 출동보다는 외교와 평화적 해결에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해경이 조업하다 좌초·화재·기관고장 등으로 위급상황에 빠진 중국 어선 25척, 선원 136명을 구해냈다. 우리 해경의 도움을 받은 중국어선은 지난해 18척, 88명에 달했고 올해는 7척, 48명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여수 초도 남쪽 9.3㎞ 해상에서 500톤급 중국 어선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은 해경은 경비함 2척을 급파해 18명 선원 전원을 구조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 85㎞ 해상에서도 중국어선이 전복돼 우리 측이 경비함정 4척, 헬기 4대, 서해해양특수구조대를 급파해 중국 선원 8명을 구해내기도 했다. 이에 중국 해경국은 우리 측에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구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한중해경이 협력을 강화해 평화롭고 안전한 바다를 만들어가자”는 내용의 감사 서한을 보냈다.

태풍 등 기상 악화 때도 우리 측은 중국 어선들에 피난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어선이 악천후로 목포 가거도나 홍도, 울릉도, 제주 화순항 등에 긴급 피항한 경우는 모두 2,614척에 달한다. 이들이 사실상 잠재적 불법조업 어선일 수도 있지만 자연재해 상황에서 우리 측이 안전장치가 돼준 것이다.



한중의 경우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특성상 양국이 어업뿐 아니라 구조와 각종 사고와 관련한 협력체계를 꾸준히 구축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민안전처 장관과 중국의 교통운수부장(장관)이 서로 만나 서해 평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해상 재난사고뿐 아니라 불법 조업 등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정보도 신속히 공유하고 공동대처하기로 약속했다.

해경 관계자는 “불법조업에 대해서는 강한 단속 의지를 갖고 있지만 위험에 빠진 어선이나 선원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최근 서해상에서 한중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구조업무에 대한 방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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