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의 지주회사 엑소르의 이사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책임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전장 사업 강화에 대한 경영구상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엑소르는 11일(현지시간) 3·4분기 재무제표 승인을 위한 이사회를 이탈리아 토리노 본사에서 개최한다. 이 부회장은 바쁜 일정이 있어도 엑소르 이사회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해왔다. 엑소르 이사회는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이 부회장은 8명의 사외 이사 중 한 명이다. 지난 2012년 5월부터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엑소르 이사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엑소르그룹이 자동차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엑소르는 자동차 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페라리 등을 보유한 지주회사다. FCA는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다지·알파로메오·지프·램·마세라티 등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엑소르 이사회에는 자동차 업계 괴짜 경영자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한다. 자동차 업계 현안이나 관련 인사들과 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FCA의 자동차부품 사업 부문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상황인 점,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전장 사업을 육성하고 있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어떤 논의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마르키온네 CEO는 8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와 전략적 파트너로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는 등 책임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엑소르 이사회에서 삼성전자를 위한 경영 구상과 아이디어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 개인 일정에 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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