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개봉한 영화 ‘형’에서 사기전과 10범 고두식 역을 맡은 배우 조정석(36·사진)을 최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배꼽 빠지게 웃다가 결국 눈물 쏟게 되는 영화”라며 “흥행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인생 캐릭터’ 이화신 역을 만나면서 가장 섹시한 ‘대세남’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조정석다운 근거 있는 자신감이다.
‘형’은 사기전과 10범인 형과 전직 유도 국가대표 선수인 동생(도경수 분)이 15년 만에 한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코믹하면서 따뜻하게 그려진 작품이다. 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공개된 이후 조정석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그의 애드리브에 대한 것이었다. 영화는 모든 장면이 그의 애드리브로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만큼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 냈다. 억지웃음이 아닌 자연스러운 웃음이 대본에는 나와 있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조정석의 애드리브는 어느 상황 어느 대사였을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런데 정작 조정석은 애드리브는 딱 하나 정도였다고 했다. “병원비를 놓고 박신혜 씨와 옥신각신하는 장면에서 ‘나 카드 그런 거 없는 사람이야, 알어?’ 이 대사만 애드리브였고, 그 뒤에 나오는 ‘갖고 싶다 카드’ 이 대사는 대본에 있었던 거예요. 아 정말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어요, 아 진짜 보여주고 싶네 대본.” 여하튼 조정석의 신들린 연기는 알아줄 만하다, 심지어 함께 출연한 배우들마저 대본대로 한 그의 연기를 애드리브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니 말이다.
영화 ‘형’은 어떤 면에서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의 영화라 할 만하다. 그는 단순하고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그의 연기만으로 코믹함과 슬픔을 사이를 리드미컬하게 ‘밀당’하며 감동을 만들어냈다. “줄거리가 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저는 너무 뻔하다는 느낌보다는 슬픔, 따뜻함, 가족애가 저는 확 느껴졌어요. 너무 신파로 내몰면서 눈물을 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서 코믹에서 슬픔과 감동으로 무난하게 자연스럽게 잘 넘어갔다고 생각해요. 엔딩도 맘에 들어요.”
조정석은 ‘질투의 화신’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어디 가면 이화신 기자님 이래요. 저는 이화신 역을 연기한 조정석인데, 제가 연기한 이화신 역을 사랑해주신 거니까, 배우로서 감사하고 기분이 좋아요.”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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