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신임 총리에 빌 잉글리시(55)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선출됐다.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은 12일(현지시간) 의원총회를 열어 최근 사임한 존 키 전 총리 겸 당 대표 후임에 잉글리시 부총리를 선출했다. 그는 경쟁자인 조너선 콜먼 보건장관과 주디스 콜린스 법무장관을 여유 있게 제쳤다. 잉글리시 총리는 뉴질랜드 남섬 출신으로 지난 1990년 29세 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내리 9선을 하면서 보건·교육·규제개혁 담당 장관을 지내다 야당 시절인 2001년부터 2년간 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국민당이 집권한 2008년부터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키 전 총리와 호흡을 맞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크라이스트처치 지진 등 나라 안팎의 악재를 무난히 넘기고 재정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 성과를 남겼다는 평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보수 성향이 강한 잉글리시 총리는 낙태, 안락사, 동성결혼, 매출 합법화 등 민감한 사회 현안에 대해 대부분 반대하고 있다. 다만 총리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동성결혼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사인 부인과 자녀 6명을 두고 있다.
한편 이날 국민당은 당 부대표에 4선 의원인 폴라 베넷(47) 사회주택장관을 선출했다. 당 부대표는 내각 부총리를 겸임한다.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출신인 베넷 부총리는 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17세에 낳은 딸을 혼자 키운 미혼모다. 접시닦이·보조간호사 등으로 일하다 20대 중반에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2005년 국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베넷 부총리는 “미혼모가 된 17세 때만 해도 부총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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