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와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시게이트와 합작 법인 설립을 잠정 합의했다. SK하이닉스가 지분 51%를, 시게이트가 49%를 보유하게 된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와 시게이트는 이른 시일 내에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합작은 SK하이닉스와 시게이트 양사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중화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시게이트를 고객사로 영입해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 플래시 판매를 확대할 수 있다. D램 위주의 매출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회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올해 3·4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36.6%), 도시바(19.8%), 샌디스크(17.1%)에 이어 4위(10.4%)를 기록 중이다. 낸드플래시로 만드는 SSD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시게이트와 합작해 기업용 SSD를 시작으로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개인용 제품도 확대해 갈 것으로 보인다.
시게이트는 SK하이닉스라는 안정적인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급처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최근 저장장치 시장은 하드디스크(HDD)에서 SSD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SSD 시장 규모는 지난해 141억1,200만달러(약 17조원)에서 연평균 6% 성장해 2020년 188억6,500만달러(약 22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장장치 제조 업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게이트와 HDD 시장에서 경쟁했던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인 샌디스크를 인수, SSD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시게이트 입장에서는 안정적으로 낸드 플래시를 공급해줄 업체가 필요했다. 시게이트는 삼성전자로부터 낸드플래시를 공급받아왔다. 지난 2011년 4월 삼성전자 HDD사업부를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시게이트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면서 협업했다. 하지만 올해 삼성전자가 관련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다른 공급 업체가 필요했고 SK하이닉스와 손을 잡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최근 48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서고 내년 상반기 72단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완료할 예정인 점 등 비교적 기술 경쟁력이 높은 점도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작사 설립은 저장장치 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양사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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