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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영화결산③] ‘귀향’부터 ‘판도라’까지…영화, 정치를 만나다

2016년 한국 정치는 그 어느 해보다 뒤숭숭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15년 말 단행된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의 여파가 연초를 뒤흔들었다. 하반기에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의 게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며 200만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촛불을 들고 대통령이 헌정사상 두 번째로 탄핵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2015년 영화 ‘내부자들’의 개봉 당시 주연 ‘안상구’를 연기한 이병헌은 영화 ‘내부자들’의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과장되게 느껴져서 출연을 망설였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은 ‘내부자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순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상상 이상의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이일형 감독 ‘검사외전’, 김성수 감독 ‘아수라’, 조의석 감독 ‘마스터’, 김성훈 감독 ‘터널’, 박정우 감독 ‘판도라’ / 사진 = 각 영화 스틸이미지




그러면서 영화와 정치의 상관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그동안은 영화가 현실정치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들을 반영하고 풍자해왔다면, 이젠 현실이 영화를 능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2016년의 한국영화들은 현실정치의 다이나믹한 흐름 앞에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2016년 한국영화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영화들은 장르로는 범죄 느와르나 스릴러 영화, 그리고 내용적인 면에서는 정치나 사회현실의 비판이나 풍자를 담은 영화들이 많았다.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을 시작으로 ‘검사외전’, 아수라‘, ’마스터‘까지 많은 흥행작들이 정경유착 등 권력자들의 비리를 조롱하고 풍자했다. 여기에 2017년 개봉할 ’더 킹‘, ’V.I.P‘ 등 앞으로도 많은 영화들이 이런 정치풍자를 내세우는 강렬한 남성영화로 극장을 찾을 예정이다.

재난영화 속에서도 한국 정치현실에 대한 풍자는 멈추지 않았다. 천만관객을 동원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을 비롯해 김성훈 감독의 ’터널‘, 박정우 감독의 ’판도라‘ 등 재난영화들은 초유의 재난 사태 속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정부와 언론을 조롱하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안전불감증을 조명하고, 2014년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든 세월호 참사의 여파까지 스크린에 투영해냈다.

2015년 12월의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 타결은 2016년 상반기 영화 ’귀향‘의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조달해 만들어진 영화 ’귀향‘은 한일 위안부 협상과 위안부 소녀상 문제로 한일 관계가 냉각기에 들어간 시점에 개봉해 무려 전국 358만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흥행을 기록한다.

영화 ‘귀향’ / 사진제공 = 와우픽쳐스




영화 ’귀향‘은 일제강점기 막판인 1943년을 배경으로, 일제에 의해 강제로 종군위안부에 끌려가야 했던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귀향‘은 개봉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휩쓸며 ’반드시 봐야할 영화‘로 자리잡았고, 개봉 이후에도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에 상영관이 계속 늘어나며 결국 전국 300만을 넘어서며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역대 독립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수립했다.

2016년 하반기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정치현실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흥행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역감정을 타파하고 모두가 하나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故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19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다큐멘터리 영화 흥행 4위에 올랐다.

또한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연출한 ’자백‘ 역시 2012년 국정원이 탈북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간첩으로 조작한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며 14만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2017년에도 EBS 프로듀서 출신의 김진혁 감독이 이명박 대통령 당시의 언론장악을 바라보는 ’7년 : 그들이 없는 언론‘이 1월 12일 개봉을 앞두며 ’자백‘과 ’무현, 두 도시 이야기‘가 만들어낸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의 흥행열기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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