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가 미래에셋증권(037620)과의 합병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자기자본 6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통합법인을 한국의 ‘골드만삭스’이자 한국의 ‘노무라증권’으로 만들겠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야심 찬 도전도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합병과정을 마무리하고 29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12월24일 시장의 예상을 깨고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꼭 1년 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합병 후에도 추가 자본확충을 통해 몸집을 키워 글로벌 IB들과의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순이익(3,000억원)과 합병법인의 자사주(1조원) 매각 등을 통해 내년 자기자본 규모를 8조원으로 늘린 뒤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로 키워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IB의 탄생은 박현주 회장의 오랜 꿈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수차례에 걸쳐 “미래에셋대우를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인 미국의 골드만삭스나 일본의 노무라증권처럼 키워나가겠다”고 입버릇처럼 강조해왔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골드만삭스(91조원)나 노무라증권(28조원) 등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기에는 여전히 자기자본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 추가 자본확충이 절실한 이유다. 또 신흥국 경기침체와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등 내년 시장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양사의 조직문화 융합 등 화학적 결합도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통합법인 출범을 계기로 글로벌 IB를 꿈꾸는 박 회장의 새로운 도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최근 해외출장을 떠난 박 회장은 내년 3월까지 전 세계 주요 시장을 돌며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다. 다만 이날은 잠시 귀국해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300여명의 글로벌 미래에셋 그룹사 임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송년의 밤’에 참석, 임원들을 독려했다.
/김현상·유주희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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