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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백신 도입해야 하나...“감염 방어율 90% 달해 가금류에 제한 접종 필요"

유럽은 발병전 접종도 허용, 미국 1억 마리분 백신 비축

한국은 H5형 백신 개발하고도 정부가 비축 꺼려

당국 "접종해도 감염시 되레 바이러스 확산"해명하지만

OIE"접종후 감염돼도 증상 약하고, 인체감염 줄어"지적

발병지 주변 단기 접종하는 '링백신' 도입 의견 제기

사전예찰 강화, 고감도 검진키트 확보 등 병행돼야

지난해 말 대전의 한 놀이공원에서 직원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해 내부 소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존 방역활동에도 불구하고 AI가 확산되자 선진국들처럼 국내에도 가금류에 AI용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DB




# 지난 2007년 이탈리아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하자 유럽위원회(EC)의 허가를 얻어 가금류 등에 대한 비상 백신 접종을 단행했다. 이 조치가 효력을 발휘해 조기에 질병 확산을 억제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리나라에도 AI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반 독감 백신은 사람에게 접종하면 70% 정도의 방어 확률이 있는데 AI용 백신은 방어율이 90%에 달한다”며 “이미 국내에 가금류용 백신도 개발됐지만 정부가 백신 도입을 꺼려 비축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B·C형은 사람에게만 감염되고 A형은 사람과 조류·포유류 동물에게 두루 감염된다. AI는 A형 바이러스인데 질병을 일으키는 능력이 강한 고병원성이 문제다. 고병원성 AI는 H5형과 H6형 등으로 다변화했는데 이 중 국내에서는 H5형의 일종인 H5N1형 및 H5N8형 바이러스가 2003년 이후 최근까지 6번 유행했다. 조류뿐 아니라 사람에게까지 사망자를 내는 바이러스는 주로 H5N6형으로 중국에서 발병한 바 있다. 저병원성 AI는 H7형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 완료된 AI 백신은 H5형 바이러스용이지만 비축된 것은 없다. 인체감염 우려가 높은 H6형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백신 개발에 필요한 종자 바이러스(seed·시드)만이 확보된 상태다. 이를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하려면 임상실험 등의 절차를 거쳐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당국자는 “백신 방어율이 100%가 아니어서 접종 후에도 닭이나 오리가 AI에 감염돼 배설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백신을 접종한 조류는 감염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증상이 약하고 바이러스 배출량과 배출기간이 줄어들게 된다”며 “접종을 한 가금류에서는 사람의 감염노출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오래전 AI 백신을 개발하고 도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 교수는 “미국은 약 1억마리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상시 비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EU는 발병 전에도 예방적 차원의 백신 접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2006년 고병원성 AI에 대한 가금류 예방접종을 단행했다. 포르투갈에서는 2007년 저병원성 AI가 여러 건 발병했는데 방역조치로 바이러스가 박멸된 후에도 예방 차원에서 2011년 7월까지 백신을 가금류에 접종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4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국민안전기술포럼’에서는 긴급한 발병사태에 한해 일정 반경 내 단기간 접종하는 ‘링백신’ 요법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손영호 반석엘티씨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링백신 요법을 도입해도 초기 발병지역을 신속히 식별해야 효과가 있다”며 “주요 전파경로인 철새 이동과 감염 동향을 철저히 관찰할 수 있는 예찰체계를 갖추고 강력한 이동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며 배설물 등을 분석하는 고감도 진단 키트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AI백신의 종류와 주요 쟁점

구분 내용
종류 ▲역유전학감별백신: 감염 위험이 없는 죽은 바이러스로 만드는 만드는 백신. 주로 고병원성AI 등에 사용
▲바이러스유사입자감별백신: 살아 있지만 RNA를 제거해 증식능력이 없는 바이러스로 만드는 백신.
▲백터백신: 기존의 백신에 AI바이러스 유전자를 집어 넣어 만든는 백신. 2가지 이상의 질병 예방 효과
쟁점 ▲안전성 논란
-우리 정부 “가금류 접종 후에도 감염돼 발병 확산시킬 우려 있어 백신 접종보단 살처분에 주안점”
-국제기구(OIE) “가금류 접종후 감염되더라도 증세와 바이러스 배출량 감소. 인체감염 위험 역시 감소”
▲축산 농가 및 식품업계 여파 논란
-일반인 및 축산업자“예방 접종 맞은 닭, 오리 등은 유해해 판매가 어려워 진다”며 오해
-OIE “백신을 접종한 가금류로부터 나온 고기를 먹어도 인체 건강에 무해”
-유럽연합 “빅신에 함유된 바이러스는 죽었거나 증식할 수 없어 백신을 접종한 가금류 고개는 인체에 무해”
*OIE는 ‘국제수역사무국’의 약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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