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출가시킨 후 혼자 사는 70대 구모씨는 지난달 애완견이 갑작스레 잘 걷지 못 해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병원에서는 허리디스크 진단을 내렸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씨는 고민 없이 애완견 수술을 결정했지만 수술이 끝난 뒤 진료비를 정산하면서 깜짝 놀랐다. 애완견의 7일간 입원료와 수술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비 등을 합쳐 총 260만원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여윳돈이 많지 않은 구씨는 결국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아 애완견에 대한 진료비를 해결해야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구씨처럼 애완동물에 대한 의료비 부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애완견의 갑작스러운 입원과 수술 등 목돈 마련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면 애완견을 대상으로 한 ‘펫(Pet) 보험’ 가입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펫보험은 애완동물의 상해·질병치료와 손해 등에 대해 보상하는 보험이다. 현재 삼성화재·롯데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가 취급하고 있다.
펫보험은 매년 가입자가 증가하며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펫보험 가입건수는 지난 2010년 550건에서 2015년 1,016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손보 역시 펫보험 가입자가 지난 2013년 591건에서 4년 만에 2,350건으로 크게 늘었다.
상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보험가입자 애완견의 상해, 질병치료비 손해와 개로 인한 배상책임손해를 보상해준다. 상해·질병치료비 손해는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손해는 자기부담금 10만원이 공제된다. 신규 가입시 동물 연령은 만 6세 이하여야 하며 과거 병력이 있을 경우 가입이 제한될 수 있다. 보험 계약시에는 가입동물의 이름, 생년월일, 품종, 애견협회등록번호 등이 기재된 설문서와 가입 동물의 얼굴 사진 3매가 필요하다. 보험료는 만 1세 순종 말티즈 기준 연 32만원 수준이다.
롯데손보의 ‘롯데마이펫보험’은 수술·입원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입원형상품은 수술 1회당 최고 150만원, 입원 1일당 최고 10만원까지 보상해주며 종합형 상품은 통원 1일당 최고 10만원을 보장한다. 동물연령은 신규 가입시 7세, 갱신 시에는 11세까지 가능하며 2마리 이상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장을 택할 경우 특약을 통해 10% 할인 받을 수 있다. 애완견은 사진과 반려동물등록증 또는 건강진단서 제출시 가입이 가능하며, 고양이는 별도의 등록증·진단서 첨부없이 사진 제출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료는 애완견 연령 3세 기준 수술입원형 상품(자기부담금 30%)에 가입할 경우 매월 1만원 가량 된다. 통원을 포함한 종합형상품 가입 시에는 월 4만원 수준이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