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이 금지되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문 전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맡은 김경수 민주당 의원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또다시 블랙리스트 부활인가. KBS는 황교익씨 출연 금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씨는 앞서 지난 18일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했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당초 KBS 아침마당에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14일 더불어포럼이 출범한 직후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불어포럼은 황씨를 비롯해 김응룡 전 프로야구 감독, 안도현 시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이다.
황씨는 “나는 내 정치적 신념을 바꿀 생각이 없다. KBS는 나에 대한 협박을 거두라”고 반발했으나 KBS는 입장자료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KBS는 황씨의 출연 정지 이유를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구분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즉각 과거 박근혜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방송인 송해씨의 경우 전국노래자랑에서 출연 금지를 당한 적이 없다는 점을 들며 재반박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이 불거지자 문 전 대표 측이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 의원은 “거기(더불어포럼)에 참여했다고 방송 출연을 금지시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의 뜻이냐. 정권의 지시냐, KBS의 ‘알아서 기기’냐”라며 “블랙리스트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 대선 당시 문 전 대표를 지지했던 문화인을 포함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들을 지원에서 배제하기 위해 만든 명단으로 최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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