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의 물류 부문 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상승 탄력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잠잠했던 석탄 등 자원개발 사업도 회복세를 보여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올 1·4분기 실적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상사는 지난 2일 장 마감 후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탔다. 9일에는 단기 차익실현에 따른 매물이 나오며 주가는 1.72% 하락한 3만4,200원을 기록했지만 외국인은 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실적 발표에 앞선 지난달 17일부터 순매수를 시작해 59만주를 사들였다. 주가는 어닝서프라이즈와 탄탄한 수급이 뒷받침되며 올 들어 16.9% 올랐다. LG상사의 지난해 4·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381%나 급증한 515억원을 기록하고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시장에서도 곧바로 반응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증권사의 추정치 컨센서스를 50.44%나 웃도는 성적이다. 이 같은 성과에 NH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말까지 지속된 석탄 가격 상승세 덕에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올해 LG상사를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물류 부문의 실적 회복이다. 지난해 4·4분기 물류 부문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등 돌발악재에도 18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이라며 “올해 물류 부문에서만 분기별로 150억~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범한판토스를 2015년 인수한 데 이어 하이로지스틱스도 인수해 해상·육상물류를 모두 아우르게 된 점도 호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그룹 내 물류창구가 LG상사로 일원화돼 물량 증가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며 “동시에 해외 거점을 활용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올라설 발판도 마련돼 성장성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원개발 부문의 실적 회복은 LG상사의 매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자원개발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성장률이 19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지속된 석탄 가격의 강세는 긍정적이다. 석탄 가격은 호주산 기준으로 지난해 3·4분기 톤당 67달러에서 4·4분기 톤당 95달러로 41.8%나 오른 상태다. 대량 계약이 이뤄지는 특성상 실제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를 고려하면 올 1·4분기부터 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독점판매권이 있는 인도네시아의 GAM 석탄 광산이 올 1월부터 상업적 판매 목적의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올해 생산량이 연간 300만톤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증산이 점쳐지는 덕분에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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