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전대통령 조사에 부장검사 2명을 투입하기로 21일 결정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20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과 한웅재(28기) 형사8부장이 박 전 대통령 조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등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하며,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 부부장을 거쳐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원과장·수사지휘과정을 차례로 지냈다. 한 부장검사는 2011년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으로 근무했고,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부 부부장을 지냈다. 이들은 과거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에 대검 중수부에 파견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두 부장검사는 특수본 1기 수사 때부터 투입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이 부장검사가 이끄는 특수1부는 청와대 기밀문건 유출 의혹을 수사했다. 한 부장검사가 이끄는 형사8부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과 출연금 모금 과정을 조사했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이 220억원대의 스포츠 컨설팅 계약을 맺는 등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승마 관련 특혜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더불어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원의 후원금이 뇌물 성격이었는지, 강압에 의한 것이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한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기업 출연금(총 774억원)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지난 1월 한 부장검사는 최순실씨 첫 공판에서 “대통령이 최씨와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관계를 확신한 바 있다.
두 부장검사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폐지된 이후 일선 지검에서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하는 첫 사례가 된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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