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주의회 선거서 메르켈, 슐츠에 승리

슐츠 효과 예상 밖 크지 않아

독일 자를란트주 의회 선거에서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에 크게 패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마르틴 슐츠 당수가 실망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독일의 9월 총선 표심을 미리 볼 수 있는 주의회 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당수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번 선거 결과로 슐츠 후보의 첫 총리직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26일(현지시간) 실시된 자를란트 주의회선거 잠정개표 집계 결과 기민당은 40.7%의 지지를 받아 29.6%에 그친 사민당에 크게 앞섰다. 이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기민당 37∼35%, 사민당 32∼33%로 나온 것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결과다.

이번 선거는 9월 총선 전 올해 3차례 예정된 주의회 선거 중 처음 치러졌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이후 차기 주정부 연정 형태까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각별히 주목받아왔다. 현재 자를란트 주정부는 집권 다수 기민당이 사민당을 소수당 파트너로 삼은 대연정 형태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2당인 사민당이 3당 좌파당을 소수당 파트너로 하는 연정으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개표 결과 2당과 3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연정은 출현하기 어렵게 됐다.



이번 기민당의 최대 승리 요인은 우파 측에서 슐츠 효과에 의한 좌파의 약진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막바지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23일 “한 표 한 표가 정말로 중요하다”며 지지층에 호소했다.

독일은 앞으로 총선 전까지 오는 5월 7일 인구 290만 명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에서, 그리고 같은 달 14일 인구 1,800만 명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에서 차례로 주의회 선거를 치른다. 두 곳 모두에서 사민당이 기민당을 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은 독일 최대 인구 주인 데다 앞선 주의회 선거에서도 그 결과가 연방 정권의 운명을 좌우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양당의 격전이 전망된다.

/김창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