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미국 자동차업종 중 최대로 올라섰다.
10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3.26% 오른 312.39달러에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515억4,200만달러로 불어났다. 이는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것이다. GM의 시총은 502억1,600만달러로 테슬라보다13억달러 적다.
테슬라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일주일 전 시가총액이 113년 전통의 포드 자동차를 넘어선 데 이어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까지 제치면서 ‘미 넘버 1’ 자동차 회사로 등극한 것이다.
테슬라의 상승세는 올해 말로 예고된 ‘대중형 모델 3’의 안정적 생산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이 최근 플러그인 차량인 시보레 볼트를 머스크의 모델 3와 비슷한 가격에 내놓았지만, 100년이 넘은 이 회사는 훨씬 규모가 작고 수익도 내지 못하는 테슬라의 열정을 따라잡지 못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전기차가 궁극적으로 자동차 업계를 평정하게 될 것이라는 머스크 CEO의 비전을 사들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최근 머스크 CEO가 소유하고 있는 민간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해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주선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과, 머스크의 초고속진공열차 사업체인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이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의 비전’ 행사에서 미국 전역에 11개의 노선을 구축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 등도 테슬라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거품 논란도 적지 않다. 테슬라는 올해 9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볼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올 들어서만 주가가 40%나 폭등했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경쟁사인 GM과 포드가 올해 각각 90억달러 이상, 63억달러의 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해보다 2만 대를 더 생산ㆍ판매한다고 해도 올해 불과 10만 대의 차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적자 기업 테슬라가 연간 1천만 대를 판매하는 GM과 수백만 대를 생산하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사들(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을 시총 규모에서 넘어선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난센스”라며 ‘일종의 거품’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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