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번호이동 건수는 4만 6,380건에 달했다. 신제품이 공개된 이후 쌓였던 대기수요가 한꺼번에 실수요로 전환되면서 지난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마감 직전인 오후 7시40분 ~ 8시까지 20분 동안에만 번호이동이 약 3,000건에 달하는 등 ‘시장 초과열 현상’이 벌어졌다. 이통시장에 메가톤급 후폭풍이 몰아친 셈이다.
문제는 불법 보조금도 사상 최고치 수준이라는 것이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는 수십만원 대의 불법 보조금으로 갤럭시S8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광고들이 난무하고 있다.
번호이동 건수가 많았던 이유도 불법 보조금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KT가 가장 많은 보조금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협회의 전날 집계결과에 따르면 KT 가입자만 643명이 늘었고 SK텔레콤은 360명, LG유플러스는 283명씩 각각 순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주 이통 3사에 과도한 경쟁 자제를 당부했지만 단통법 시행 이전의 구태가 재현된 셈이다.
오는 21일 갤럭시S8이 정식 출시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보조금 살포는 이번 주말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G6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에 갤럭시S8에 모두가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 업체는 어떻게든 휴대전화를 많이 팔아야 하고, 고객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싼 가격에 휴대전화를 사려고 하기 때문에 보조금 살포를 막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휴대전화 보조금을 노린 번호이동보다 요금 약정할인을 택하는 기기변경 고객 비중이 훨씬 많았다. 단말기 보조금 대비 요금 약정할인의 혜택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갤럭시S8의 지원금 구조 또한 마찬가지다.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단말기 지원금을 제공하는 LG유플러스의 경우 10만원대 요금제를 택해야 30만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48만원 이상의 요금을 할인받는 약정할인 대비 혜택이 훨씬 적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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