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B씨는 전세 보증금이 인상되자 자금 마련을 위해 고민 끝에 보험 계약을 해지 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상해 사고가 발생해 병원비에 큰 돈이 들어갔다. 이 사실을 안 친구는 A씨가 보험계약대출을 받았으면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면서도 보험계약도 유지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보험계약을 해지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꿀팁’을 통해 급한 돈이 필요할 때 2금융권 대출이나 보험을 해지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을 소개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의 보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해지 환급금 범위(50∼95%) 내에서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제도다. 보험회사를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 등을 통해 24시간 신청 가능하며, 신용등급 하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대출심사 절차가 따로 없으며, 돈이 생길 때 수시로 갚아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금감원은 신용도가 낮아 일반 금융회사에서 대출받기 어렵거나, 긴급하게 단기 자금이 필요할 경우 보험계약대출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보험계약을 해지해버리면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아 원금 손실을 볼 수 있고, 나중에 같은 조건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안 좋아 보험료를 내기 어려울 때도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보험료를 2회 이상 납부하지 않으면 보험계약이 해지된다. 그러나 보험회사에 자동대출 납입제도를 신청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보험계약대출을 통해 보험료가 납부된다. 일시적 잔고 부족에 따른 계약 해지를 막는 방법이다.
보험계약대출이 여러모로 유용하지만 신청 전 대출금리를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필요는 있다. 보험 가입 시점, 보험상품 종류, 보험회사에 따라 대출금리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보험계약대출 금리는 최근 보험상품이 과거 상품보다 전반적으로 낮다. 저금리 추세로 예정이율이 과거보다 낮아지면서 보험계약 대출금리도 함께 떨어졌다. 예정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보험금 지급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을 뜻하는 것으로,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정한다. 예정이율이 높으면 보험료가 싸지고 낮으면 비싸진다.
또, 개인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보험계약대출 금리가 다른 대출상품에 비해 오히려 비싼 경우도 있으니 신청 전 은행, 저축은행, 여전사 등 다른 금융업권별 금리를 비교해보고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감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정보 포털 파인(fine.fss.or.kr)의 ‘금융상품 한눈에’ 코너에서 대출금리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