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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일산 애니골 ‘양수면옥’, 그날 올라온 장흥 암소한우 '일품'

2대째 이어진 ‘맛 고집’…질 좋은 고기로 단골 줄서

밥 한톨까지 싹싹 비벼먹는 청국장으로도 유명

경기도 일산 애니골 양수면옥 모습. /사진제공=양수면옥




선홍빛 때깔 좋은 고기 한 덩어리가 화로 위에 올라가자 ‘지글지글’ 고소한 기름 타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거린다.

“지금은 살짝 밀기만 해서 위치만 바꿔. 딱 한 번만 뒤집어야 고기가 맛있어.” 동석한 미식가는 함부로 고기 만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저 비싼 고기가 타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에 자꾸 집게만 만지작거리다 이내 그의 눈빛이 살짝 끄덕거리며 ‘OK’ 신호를 보낸 다음에야 고기를 구워 먹는 4단계(올리고→뒤집고→자르고→먹는다)의 핵심, 뒤집기에 나섰다. 하이라이트는 잘 익은 고기를 입에 넣고 한 번, 두 번째까지 씹는 순간이었다. 육즙이 혀 아래 곳곳으로 파고들 때, 그 찰나에 모든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세상에는 오롯이 나와 고기만 있을 뿐이다.

장동선 양수면옥 대표 /서울경제DB


맛집이 모인 경기도 일산 애니골. 그 중심에 자리한 양수면옥은 1983년 개업한 이래 2대째 질 좋은 고기로, 단골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장동선 양수면옥 대표는 “매일 전남 장흥에서 도축한 한우 암소를 받아오기 때문에 고기가 확실히 다르다”며 “조금 비싸다는 걸 알지만 맛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 말대로 이 집 꽃등심 1인분(130g)은 4만5,000원. 가격은 만만하지 않지만 맛은 제값을 했다.



자리가 끝나갈 때쯤 큼지막한 두부가 인상적인 청국장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고기 먹는 날, 밥은 먹지 말자’는 기만적인 다이어트 법칙에 따라 딱 한 수저만 뜨려 했지만, 그 진한 풍미에 인간은 역시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하며 완벽히 무장해제.

밥 한 톨까지 싹싹 비벼 먹었다. 훗날 양수면옥을 소개하는 블로그를 살피다 여기가 청국장으로 유명한 집이라는 걸 알았다. 소문대로다.

양수면옥 청국장/서울경제DB


양수면옥은 1983년 옛 일산 기차역 앞에 문을 열었다. 1990년대 전후 일산 신도시 개발 때 건설사 직원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널리 알려졌고 주변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가게도 커져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경기도 양평 양수리에 살던 1대 주인 부부가 일산에 가게를 내면서 ‘양수면옥’이라 이름지었다. 장 대표는 이들 부부의 딸로 테이블 8개짜리 양수면옥을 지금 자리로 옮겨 대형 한우전문점으로 키웠다.

/일산=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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