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사람을 이길 사람은 없다고 한다. 미국 진출 전에 영어를 배웠다는 그가 영어 인터뷰도 즐기는 모습에서 단순히 선수라기보다는 비즈니스우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도전처럼 느껴 즐기면서 도전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젊은이로서 너무나도 훌륭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비쳤다.
유 선수가 마음 컨트롤을 위해 발레를 배우고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즐긴다는 이야기도 신선하다. 정형화된 연습 방법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골프는 70%가 멘털(심리)이고 나머지 30% 역시 멘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다운스윙에서 가속도를 붙여 볼을 정확히 때리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쉽게 들려도 안정된 심리가 바탕이 돼야 한다. 물론 멘털이 뼈를 깎는 육체적인 훈련에 의해 갖춰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위에 또 다른 요소인 감정통제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선두를 달리다가도 마지막에 스스로 무너지는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안타까운 경험을 수십 번하고 비로소 정상에 오르고 난 후 강한 멘털로 보다 많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목표가 눈앞에 다가오면 갑작스럽게 욕심과 중압감이 밀려오게 마련인데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스스로 감정 컨트롤 능력을 상실해 평소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반복적인 스윙연습과 체력훈련뿐이 아닌 예술 등의 활동을 통해 우회적으로 감정통제 방법을 기르면서 승부를 즐길 줄 아는 지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음악은 논리적이어서 의외로 여러 분야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한다. 실제로 크로아티아의 전직 대통령은 법대 교수이면서 작곡가이기도 했다. 누구나 우승과 인생의 큰 성취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너무 조급하게 이를 의식한다면 스스로의 감정 기복에 굴복당하기 쉽다. 오히려 골프경기나 인생의 도전 자체를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이에 맡기는 방식으로 나아갈 때 우승이나 성취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골프도 인생도 목표 달성에 있어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긴 여정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며 준비하는 마음의 자세와 여유가 정작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한다.
/한송온라인리걸센터 대표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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