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와 싸워 이긴 투어 2승째.’
아나이 라라(일본)가 23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센추리21 레이디스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직후 일본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 온라인(GDO)의 인터넷판 기사에 달린 제목이다. 우승 경쟁자가 아닌 ‘한국세’로 표현한 데에서 한국 선수들이 일본 그린을 휩쓸고 있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나이가 싸워 이긴 한국세는 윤채영(30·한화)이었다. 윤채영은 이날 시가현 오츠시 세타GC(파72·6,567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아나이(11언더파)에 1타가 모자란 단독 2위를 차지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승을 거두고 이번 시즌 일본으로 무대를 넓힌 윤채영은 우승은 놓쳤지만 데뷔 최고 성적을 거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지난주 사만사타바사 걸스 컬렉션 공동 2위에 이은 2주 연속으로 준우승. 최근 4개 대회에서 두 번의 준우승과 공동 7위 한 차례를 기록한 그는 투어에 한층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첫 우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이날 6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윤채영은 4번과 8번,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12번홀을 마쳤을 때는 아나이, 나리타 미스즈(일본)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막판 버디 1개를 추가한 아나이가 우승상금 1,440만엔(약 1억4,5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9월 골프5 레이디스 우승 이래 통산 2승째. 배희경(24)이 나리타 등과 함께 공동 3위(9언더파)에 올랐고 아직 올 시즌 우승이 없는 2015·2016년 상금왕 이보미(29)는 공동 8위(6언더파)로 마감했다.
이번 대회 승수 추가는 무산됐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번 시즌 열린 20개 대회에서 9승을 합작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아나이의 우승으로 일본 선수들은 8승째를 거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