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살충제 계란’ 파문이 국내에 상륙했다. 열악한 닭 사육환경을 감안해 촘촘한 잔류농약 검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음에도 검역당국이 이를 미룬 것이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상업용으로 산란계를 키우는 전국 1,456개 농가에 출하금지 조치를 내리고 3일간 전수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8만마리 규모의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에서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 국내 첫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농가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은 곳이다. 또 국내에서 사용 자체가 금지된 살충제임에도 피프로닐 검출이 확인되면서 국민의 식품안전을 지켜야 할 당국의 방역망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살충제 계란 파문이 예고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양계농가의 61%가 닭 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을 사용한다”며 “일부 농가에서 강한 독성을 가진 살충제들이 불법으로 사용되는지 여부가 제대로 모니터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살충제 계란의 여파로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온라인몰 등에서 일제히 계란 판매를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세종=김상훈기자 윤경환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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