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업계에 따르면 전경련 임직원들은 창립 기념행사를 치르지 않고 조용히 휴무일을 보냈다. 이전에도 특별한 창립 행사가 없었던 만큼 외견상 차이는 없지만 마지막 창립 기념일이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역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61년 이후 재계 대변인 역할을 해온 전경련은 최순실이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과정에서 대기업 자금을 모으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삼성·포스코·현대차·SK·LG 등 회원사가 잇따라 탈퇴하면서 운영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말 215명이던 임직원 수가 현재 110명 정도로 40% 넘게 줄었고 자발적 이직과 계약 만료뿐 아니라 ‘희망퇴직’ 형태로도 수십 명을 내보냈다. 남은 임직원들의 급여와 복리후생 혜택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름을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꾸기로 하는 등 환골탈태 수준의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새 정관을 심의·의결할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계 관련 주요 행사에서도 배제됐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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