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실적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당 기간 부진했던 업종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사드 이슈로 직격탄을 맞았던 자동차·화장품 업종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화장품 업체들은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아모레G(002790) 등 화장품 대형 3사의 3·4분기 합산 매출액,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7%, 21%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이는 3·4분기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감소,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가 더해진 탓이다. 올해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51% 줄어든 380만명에 그칠 전망이다. 중저가 브랜드들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면세점·전문점의 매출 부진과 중국 등지에서의 수요 감소, 경쟁 심화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2018년까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의 산업 환경에 큰 변화가 없다면 아모레퍼시픽의 투자 매력도 크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해서 주가가 저렴한 편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3.3배로 저평가돼있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실적 증가가 확인되는 시점이 아니면 섣불리 투자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 ‘숨’을 내세운 LG생건은 올해 중국 화장품 사업이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화장품 수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미주·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종은 실적 부진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3·4분기 출하·판매대수는 각각 102만6,000대, 114만9,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씩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과 미국 등지에서의 판매 부진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자동차 업종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을 시작으로 중국까지 전기차 시장 육성책을 펼치면서 친환경차 시대를 앞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만대에서 오는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관련 업체들로는 배터리 제조업체, 반도체 업체 등이 있다. 국내에 배터리 제조사로는 LG화학(051910)·삼성SDI(006400)·삼성이노베이션 등이 꼽힌다.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주도 주목받게 된다. 현대차·BMW·GM의 전기차 충전사업자 역할을 맡고 있는 포스코ICT가 대표적이다.
친환경차 외에 자율주행차도 새로운 자동차 투자 테마다. 국내 자율주행차 관련주는 LG전자(066570)·현대모비스(012330) 등이 인기다. 이밖에 대신증권은 수소차 시장 성장의 수혜주로 현대모비스를 꼽았다. 다만 수소차 시장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2030년 이후로 전망됐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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