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수면 시장이 커지자 침구업체의 기능성 침구 시장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9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93만명을 넘어섰다. 2011년에 약 32만5,000명에서 2015년에 45만6,000명으로 40.19% 늘었다. 이처럼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숙면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침구 수요도 늘고 있다. 침구업계에 따르면 기능성 침구 시장은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현재 기능성 침구 시장은 약 6,000억원으로 추정하며, 오는 2020년까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주거 문화가 바뀌고 혼수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정체기를 맞이한 침구업체들은 블루오션인 기능성 침구 시장을 겨냥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추세다. 이브자리의 ‘슬립앤슬립’, 웰크론(065950)의 ‘세사리빙’, 이덕아이앤씨의 ‘알레르망’, 태평양물산의 ‘소프라움’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업계 최초로 개인 맞춤형 수면 전문 브랜드 ‘슬립앤슬립(SLEEP&SLEEP)’을 선보인 이브자리는 기능성 침구 시장을 선도한다는 포부다. ‘슬립 코디네이터’가 고객이 작성한 수면 컨설팅용 설문지 내용을 확인하고, 경추 측정기 등 전문 도구를 사용해 개인의 체형을 과학적으로 분석, 맞춤 제품을 제안한다. 이브자리·슬립앤슬립 연결 기준 매출에서 기능성 베개, 타퍼, 이불 속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약 15%대에서 2016년 22%로 성장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3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전체 매출이 1,1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능성 침구 부문에서 350억원 내외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바닥에 깔거나 매트리스 위에 올려 기능을 보완하고 체압 분산을 돕는 ‘타퍼’ 판매가 늘었는데 지난 9월말 현재 타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5%나 증가했다.
웰크론은 기능성 소재 설계 단계부터 제품화를 위한 원사 공정까지 가공 기술을 특화해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선 유일하게 설계 능력과 가공 기술을 확보한 기술연구소를 보유한 이 회사는 다양한 기능성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웰크론의 기능성 침구 브랜드 ‘세사리빙’은 자체 개발한 고밀도 극세사 원단인 ‘웰로쉬’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머리카락의 100분의 1 이하 굵기 섬유로 알레르기 피부염 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특히 단섬유로 이뤄진 면제품은 표면의 잔털로 인해 먼지 발생량이 많은 반면 웰로쉬는 장섬유로 만들어져 먼지 발생량이 적고 위생적이다. 보습이 탁월한 나노섬유원단인 ‘나노숨’,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춘천옥분말이 함유된 ‘웰로쉬 제이드’, 전자파 차단 효과가 우수한 ‘E가드’, 텐셀 소재와 결합한 원단 ‘마이크로 텐셀’ 등이 적용된 기능성 침구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코골이 개선용 베개도 특허 등록했다. 베개에 내장된 인공지능 센서가 코골이 소리를 인지하면, 베개 안 에어백을 팽창시켜 기도를 확보해주는 원리로,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기능성 소재 개발에 힘입어 웰크론 침구 매출은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이 338억원, 올해 전체적으로 700억원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 웰크론 전체 매출의 80%를 넘는 규모다. ‘김태희 이불’로 잘 알려진 알레르망은 고밀도 특수직물을 사용해 집먼지진드기 등의 침투를 막는 기능을 개발했다. 세사리빙과 마찬가지로 알레르기 예방 인증을 받았다. 유아용 기능성 침구인 ‘알레르망 베이비’도 선보이며 틈새 시장 공략도 서두르고 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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