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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데이터의 데이터에 의한 경영이 필요한 이유

천성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수평적 기업문화·성과 창출 밑거름

천성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지난 2015년 9월 미국 제조업의 상징 제너럴일렉트릭(GE)은 충격적인 선언을 했다. “우리의 목표는 디지털 회사다.” GE가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해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주축으로 내세운 것이다. GE마저 ‘소프트 산업’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것을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21세기의 석유’로 떠오르고 있는 데이터 자산을 경영에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2년이 흐른 지금 GE는 ‘데이터 중심의 일하는 문화’를 차근차근 정착시켜가고 있다. 과거와 같이 재무 데이터를 활용해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축적된 비재무 데이터와 센서로부터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정량 데이터와 함께 고객의 목소리, 표정, 텍스트 데이터도 분석해 고객상담에 활용하거나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상사의 의견에 ‘NO’라고 할 수 있는 문화

윗사람의 직관적 결정이 늘 옳은 것 아냐

‘HIPPO신드롬’ 탈피...의견 공유의 장 열려

부서 장벽 넘어 협업·융합 원동력으로



GE헬스케어 CT기술 항공기 부품 검사에 이용

데이터 활용 뛰어난 기업들 재무성과 3배 뛰어

글로벌 조사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전 세계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데이터 활용이 앞선 기업의 재무적 성과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사의 재무적 실적이 경쟁사보다 낮다’고 응답한 기업들 중 ‘경쟁사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왜 잘 나가는 기업들은 데이터 경영을 강조할까. 우선 데이터 기반 사고로 ‘HIPPO 신드롬(Highest Paid Person’s Opinion·상사의 의견에 추종하는 현상)’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가 결정하면 전 직원이 이를 실행해야 하는 지시적 문화로 유명하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결과를 가지고 회의를 하는 데이터 기반 문화가 정착돼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KPI) 시스템의 모든 업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고 논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데이터 접근에 임원과 직원 간 제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분석방법까지 임직원이 동일하게 교육 받는 이른바 ‘데이터 민주주의’가 확립돼 있다. 따라서 말단 직원이라도 데이터 분석결과를 가지고 발언할 경우 그 발언은 어느 임원의 직관적인 주장보다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바로 HIPPO 신드롬이 깨지는 순간이다. 아마존이 최근에 거둔 높은 성과는 데이터에 기반해 사업을 수행하면서 성과를 창출하는 문화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데이터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사내 데이터를 활용하느라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GE의 경우 여러 사업 분야의 기술과 데이터를 융합하기 위해 사업부 간에 ‘GE스토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예컨대 GE헬스케어사업부가 사용해온 CT 기술은 환자를 진단해 암을 발견하고 심장 등 장기의 상태를 파악한다. GE글로벌리서치사업부는 이 기술을 검사장비에 융합해 ‘환자’가 아닌 ‘제품’의 부품이나 장비를 검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GE오일앤가스사업부는 바위의 샘플을 분석해 원유를 탐사하는 데 활용하고 GE항공은 CT 기술로 엔진의 날개와 고온 복합재료 부품을 검사한다.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GE스토어는 부문 간 데이터 장벽을 무너뜨리는 일등공신으로 경영진 사이에서 인정받고 있다.

몇 달 전 미국의 금융기업 최고경영자 모임에서 뉴욕증권거래소 톰 팔리 대표는 “미래는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경쟁우위로 삼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직원들이 일을 시작할 때 데이터 분석부터 하게 하려면 경영진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딜로이트컨설팅은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기업 사례를 분석해 디지털 시대에 리더가 갖춰야 할 여덟 가지 덕목을 발표했다. 그중 리더가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활성화하라”는 지침이 있는데 이를 실천하면 직원들의 빅데이터 분석 스킬은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이 다른 부서와 데이터 분석을 공유하고 협업하려면 리더가 먼저 “네트워크와 매트릭스 협업을 활성화하라”는 덕목을 생활화해야 한다.

바야흐로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스피커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최종 목표가 데이터 확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제 우리도 데이터 기반의 일하는 문화를 배워서 실천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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