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GS25, KB국민은행은 세븐일레븐과 각각 협약을 맺고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도 은행 ATM과 동일한 조건으로 입출금과 이체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은행 영업시간 내에는 편의점 ATM에서도 수수료가 면제되고 영업시간 이후에는 은행 점포 ATM과 동일한 수수료가 적용된다. 기존에 편의점 ATM에서는 최대 1,300원가량 수수료가 부과됐던 만큼 고객 입장에서는 수수료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점포폐쇄에 이어 무인점포도 축소해 운영비를 절감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편의점을 활용하면 네트워크는 확대하는 대신 유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구나 편의점의 경우 유동인구가 많아 무인점포보다 활용이 늘 것이라는 전망도 작용했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서비스 시작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거래량이 10%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ATM이 급감하면서 초래되는 고객불편을 편의점 ATM을 통해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의 시중은행 ATM은 지난 2014년 3만대에서 지난해 말 2만7,500대로 10% 가까이 급감했다. 시중은행은 유지비용 대비 이용률이 떨어져 ATM 한대당 평균 15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ATM을 축소할 수밖에 없지만 고객들의 불편 민원도 커지고 있어 자체 ATM 운영보다는 편의점 ATM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또 편의점과 공동으로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 개발까지 추진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상품을 구입하고 카드 계산시 인출하고 싶은 금액을 함께 결제하면 현금으로 찾을 수 있는 미국식 서비스인 ‘캐시백’은 이미 도입돼 있다. 신한은행은 편의점을 이용하면서 남은 거스름돈이나 소액을 저축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저금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카카오뱅크는 전국 모든 ATM 12만대에서 출금·입금·이체 서비스에 대해 내년 6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고 한국씨티은행 고객은 세븐일레븐 ATM을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은행권과 편의점의 공생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은 전국 곳곳에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은행이 손쉽게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며 “수수료 및 무인점포 수 축소에 따른 부담도 적어 사실상 편의점이 은행 점포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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