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 절반 이상이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세계경쟁 심화와 보호무역주의가 꼽혔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를 내고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전국 260개 제조업체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대상 기업은 대기업이 123곳(47.3%), 중소기업이 137곳(52.7%)이었다.
조사 결과 응답업체의 54.2%는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17.7%)의 3배 수준이었다. 나머지 28.1%는 내년도 올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본 업체 중에서는 증가폭 5~10%를 예상한 비중이 22.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16.9%가 증가폭 5% 이하를 예상했고 증가폭이 10%를 초과할 것이라는 응답도 15%로 비교적 많았다.
반면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 중에서는 감소폭을 5% 이하로 본 업체가 7.3%로 가장 많았다. 감소폭 5~10%를 예상한 업체는 5.8%, 10% 초과를 예상한 업체는 4.6%였다.
업종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올해 수출이 호조였던 IT(66.7%)와 석유화학·정제(64.5%), 기계장비(62.1%) 업종에선 60% 이상의 업체들이 내년에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IT와 기계장비는 수출 증가폭이 10%를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가 각각 28.2%, 24.1%나 됐다.
반면 조선업은 수출 감소를 예상한 업체 비중이 57.1%에 달했다. 수주 절벽과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수출 실적이 들쑥날쑥했던 자동차와 철강도 감소 예상 비중이 각각 27.3%, 37.5%로 비교적 높았다. 실제 올해 4·4분기에도 선박과 자동차 수출 부진으로 전국 모든 권역 중 동남권에서만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 전망 요인으로는 신시장 개척 노력이 23.8%로 가장 높았고 품질경쟁력 향상(18.9%),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개선(18.4%)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수출 감소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쟁 심화(22.7%)와 가격경쟁력 약화(21.1%)가 가장 응답 비중이 높았다.
내년 제조업 수출 여건에 영향을 미칠 부정적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쟁 심화(58.4%)와 보호무역주의(53.2%)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에 따라 보호무역기조 완화를 위한 통상교섭 강화, 기술개발 지원 및 세제혜택 확대 등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 확대,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한 품질경쟁력 강화와 신시장 개척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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