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인민일보의 인터넷 매체인 인민망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 1월부터 오염물 배출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던 배출부과금 대신 환경보호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그동안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기업 등에 사후 관리 방식의 배출부과금을 매겨 왔지만 앞으로는 사전에 환경오영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보호세를 부과해 적극적으로 환경 오염 예방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환경보호세 부과 대상은 대기오염·수질오염·고체 폐기물을 배출하거나 소음을 유발하는 사업체 및 기관으로, 일반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수질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의 경우 배출 총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수질오염방지법 개정안도 내년부터 실시된다.
대기 오염과 스모그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는 자동차에 대한 친환경 정책도 이어진다. 배기량 1.6ℓ 이하의 자동차를 구입할 때 내는 소비세율은 기존 7.5%에서 10%로 오른다. 그동안 1.6ℓ 이하 자동차 구매시 실시했던 구입세 우대 정책이 올해 만료되면 더 이상 혜택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신에너지 차량을 구입할 때 제공하던 구매세 면제 혜택은 당초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3년 더 연장해 2020년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자동차 구매시 대출액의 최고 한도도 일반 개인 차량은 80%이지만 신에너지 차량은 85%로 확대했다.
이 밖에도 중국 당국은 최근 환경 보호를 위해 발행하는 녹색채권(그린본드) 발행 요건을 구체화하고 녹색 발전 지수도 도입하기로 했다. 앞으로 에너지나 기후·환경 분야에서 허가증을 취득한 기관만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있고 관련 전문가도 직원으로 의무 고용해야 한다. 과거 3년 동안 법규를 위반하거나 신용이 좋지 못한 기관은 그린본드를 발행할 수 없도록 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고질적인 스모그 문제 등 환경 문제를 덜기 위해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중국 대도시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28개 중국 주요 도시 가운데 24개 도시가 10월까지 대기질 개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개 도시의 PM 2.5 평균치는 61㎛/㎥로 중국 공식 기준 35㎛/㎥보다 높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는 중국 당국의 의지에도 불구, 경제 성장률 실적을 여전히 지방정부의 주요 실적 평가 척도로 간주하는 지도부의 시선 탓에 이 같은 조치들이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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