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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와인 시장에 톡 쏘는 와인은 떴다

작년 수입량 7년 만에 감소세

저도주·혼술 문화 확산 영향

‘스파쿨링’ 매출은 71% 늘어





‘저도주·혼술·수입맥주.’ 이 세 가지 트렌드가 와인 시장을 바꿔놓고 있다. 한 때 소주 마저 위협했던 레드·화이트 등 일반 와인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는 반면 스파클링와인(샴페인)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전체 와인 수입량은 지난해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 와인 수입량은 3만 6,144톤으로 전년 대비 3.32% 줄었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반면 스파클링와인은 수입 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스파클링와인은 약 4,471톤으로 전년대비 11.4% 증가했다. 2016년 수입량이 감소하긴 했으나 매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일반 와인 ‘추락’과 스파클링와인 ‘부상’은 대형 마트 통계에서도 나온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스파클링와인 매출은 전년대비 71.4%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와인 매출액이 4%가량 감소했다. 스파크링와인이 두드러지게 성장한 셈이다. 와인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많이 팔리는 와인은 스파클링와인 말고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파클링와인 부상은 최근 트렌드가 한 몫 했다.

우선 주류 시장 전반에 저도주 열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의 스파클링와인이 인기를 끈다. 특히 여성 소비자들이 도수가 낮은 스파클링와인을 더 선호하고 있다. 일반 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12도 내외다. 스파클링와인은 한 자릿수가 보통이다.



유행의 변화도 스파클링와인의 인기를 설명한다. 회식 문화가 1·2차를 넘나들며 마시던 데서 간단히 음주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 문화도 자리 잡았다. 여기에 걸맞은 ‘분위기 있는 저도주’에 스파클링와인이 어울리면서 인기가 높아졌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와인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인 골라 먹는 재미가 줄어든 것도 한 이유다. 수입 맥주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그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탓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다양한 제품을 ‘골라 먹는’ 재미가 와인의 인기 요인 중 하나였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수입 맥주가 수십 가지 들어오면서 매력이 옅어진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와인 시장 자체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폭발적 성장이 나타나기 어려운 점도 있다. 와인이 시선을 끌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와인 매출이 소주를 앞선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중화한 탓에 단가도 낮아졌다. 결국 지난해 와인 수입업계 1·2위 업체가 매각되거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업계 1위인 금양인터내셔날은 꺄뮤이앤씨에 매각됐고, 2위인 길진인터내셔날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중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스파클링 와인 ‘로트캡션’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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