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투자펀드(PEF)인 H&CK파트너스가 인도네시아 공유사무실(co-working space)업체 EV Hive 지분 10%가량을 확보했다. 국내 PEF가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기는 처음인데다 공유경제 업체에 대한 투자도 처음이다. 이번 H&CK파트너스의 인도네시아 진출로 인도네시아 메자닌 투자에 그쳤던 국내 벤처캐피털(VC)과 PEF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CK파트너스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유사무실업체 EV Hive에 상장 전 지분투자(Series A)로 6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율은 10%가량이다. 이번 투자는 국내 공유사무실 업체인 패스트파이브에 초기투자했던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설립한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유사무실 비즈니스 성장과 함께 인도네시아 시장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본 국내 기관투자가(LP)의 투자 의지가 강해 1차 펀딩 목표금액을 넘어섰다”며 “추가펀딩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유사무실은 임대료 부담을 가진 1인 기업과 스타트업, 외국계 기업 등에 사무실을 저렴하게 임대하는 서비스업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보증금이 없고 책상과 의자·프린터 등 사무용품까지 구비돼 있는데다 스타트업의 네트워킹 서비스까지 제공돼 사업성 높은 비즈니스로 꼽힌다. EV Hive의 경우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현재 200여개 기업 2,000명 이상이 입주해 동남아 최대 규모의 공유사무실 업체로 도약했다. 지난해 1,200%의 고성장을 달성했다. IB업계는 인도네시아가 경제성장 동력이 강한 반면 비싼 임대료와 낙후된 교통에 따라 스타트업의 초기 정착이 어렵다는 점에서 EV Hive와 같은 공유사무실 업체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H&CK파트너스는 2015년 설립 직후 스타벅스에 커피머신을 납품·관리하는 오진양행을 4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키며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인수한 두원강철은 연내 매각해 투자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거래가 성사되면 바이아웃(buy-out)PEF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H&CK파트너스는 PEF 설립 이후 꾸준히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 실사를 통해 해외진출을 노려왔다. IB업계 관계자는 “H&CK파트너스가 화교 중심 인도네시아 경제네트워크의 틈새를 찾아 인도네시아 특화 PEF로 거듭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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