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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아카데미] 개방적 온라인 플랫폼이 수익 창출 원천

박찬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보
새 비즈니스 모델 정립·규제철폐 민관 합심해야

  • 2018-03-13 16:49:34
  • 사외칼럼 37면
[M아카데미] 개방적 온라인 플랫폼이 수익 창출 원천
삼두마차가 스마트 시대를 이끌고 있다. 먼저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하드웨어, 그리고 운영체제(OS)·인공지능(AI)·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와 같은 소프트웨어, 마지막으로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이중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플랫폼은 서로 결합해 가치를 높이는데 ‘GAFA’와 ‘BAT’가 대표적 성공모델이다. GAFA는 미국의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을, BAT는 중국의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를 일컫는다. 유감스럽게도 이들에 견줄 만한 한국 기업을 찾기 어려우니 분명 위기다. 해외로 뛰어나가 이룬 수출주도형 한국 경제의 미래가 스마트 삼두마차에 달려 있는데 안타깝게도 하드웨어를 제외한 나머지 두 축이 뒤처지며 엇박자 상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가 만나 윈윈하며 무한의 가치를 창출하는 무대다. 플랫폼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더 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한다.

무엇이 사용자들을 끌어모으는가. 필경 사용의 편리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의 신속한 제공, 가성비와 신뢰성일 것이다. 해외여행과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가상의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세계적으로 알려진 대부분의 항공권과 호텔 예약사이트, 그리고 온라인 쇼핑몰은 페이스북이나 구글 계정만 있으면 별도의 ID와 신규 가입절차가 필요 없다.

[M아카데미] 개방적 온라인 플랫폼이 수익 창출 원천
한국 플랫폼은 어떠한가. 실명 인증과 공인인증서, 각양각색의 개인정보 이용동의, 비밀번호는 10자리 이상으로 특수문자와 영문 대소문자를 모두 사용하라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 유명 백화점의 온라인몰은 페이스북 또는 구글 계정으로 접속 가능하게 만들고도 막상 주문하려고 하면 기어이 신규 ID 등록을 요구한다. 외국인에게는 금단의 땅이고 중장년의 한국인에게는 험난한 고개다.

우리처럼 내수시장이 작을수록 온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은 글로벌 사용자들을 고려해야 한다. 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 등 온라인 게임 업계 빅3는 좋은 본보기다. 그들은 기존 관습을 거부하는 창의성과 신속한 게임 개발력으로 지난 2017년 총 6조5,000억원의 매출 중 절반을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한때 잘나가던 싸이월드는 왜 실패했을까. 여러 가설이 있지만 사용자가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날수록 광고수익 등 파이도 커지기 마련인데 싸이월드는 내수에 안주해 글로벌 플랫폼으로 변신 못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4·4분기에만 온라인 광고매출이 각각 273억달러와 128억달러에 달한 구글과 페이스북이 그 반증이다.

문제와 해답은 동시에 온다고 한다. 우선 더 넓은 세계시장을 보고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하는 비즈니스 마인드 부족이 문제다. AI와 빅데이터는 물론이고 보안솔루션 기술력이 뒤떨어지는데다 온갖 이해관계와 사기성 분쟁을 우려한 나머지 갖가지 규제장벽을 친 제도적 시스템도 큰 문제다. 이 때문에 정보기술(IT) 강국이라 자칭했던 우리는 지금 고속도로의 역설에 빠졌다. 곳곳이 장애물인 고속도로보다 막힘없는 일반도로가 더 효율적이듯이 인터넷 속도보다는 사용 편리성이 주는 속도감이 소비자의 구매심리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정작 놀라운 것은 응당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왜 그럴까. 정치심리학자 존 조스트는 유럽계 미국인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하다고 받아들이는 사례를 통해 역설적 결론을 얻었다.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 현실에 의문을 제기하고 바꾸려는 노력이 가장 적다.” 우리도 정녕 그러한가.

시급히 두 개의 관습적 울타리를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몫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 맞게 더 개방적인 온라인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한다. 모름지기 나무 한 그루보다는 조화로운 숲에 더 많은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하루 사용자 수가 1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뉴스피드·인스타그램, 광고와 쇼핑 등 거대한 복합 플랫폼이 됐다. 지난해 11월11일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에서 자체 개발한 알리클라우드와 AI로봇을 활용해 단 24시간 동안 225개국 14억8,000만건의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며 28조원의 매출을 거둔 알리바바를 상기하자. 다른 하나는 규제, 정부의 몫이다. 공인인증서에서 핀테크와 각종 스타트업까지 한국에서는 불가하지만 실리콘밸리와 중국에서는 가능했다는 지적이 반복돼서야 되겠나. 최근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의 구별을 없애는 정부의 전자서명법 개정도 과연 근본적 해결책인지, 아니면 또 다른 골칫거리를 낳는 임시방편은 아닌지 되짚어볼 일이다.

이미 정해진 방식과 기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데도 이런저런 사유로 변혁을 주저한다면 더 나은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신속 과감한 도전정신이야말로 한국의 진정한 힘이다.

박찬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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