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은 디지털·정보통신 기술의 집합체다. 또 최신 기술의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그 목적은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에 더해 경제적인 생활 환경을 추구하는 데 있다. 명칭은 디지털홈, 유비쿼터스홈, 지능형 홈을 거쳐 오늘의 스마트홈으로 불리면서 각 시기의 기술 키워드를 반영하고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는 사람의 생활공간 전반에 걸쳐 시도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 결과다. 그러나 스마트홈 산업이 생각과 같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가장 경쟁력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홈 산업이 왜 이럴까. 이는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서비스 자원 제공자들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초기 디지털홈에서 추구하던 많은 서비스가 독자적 사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스마트홈 분야는 사업화 모델 부재로까지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는 디지털홈이 신성장동력 산업에 기여한 성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04년 시범사업 이래 1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산업 선진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산업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꼽힌 기기의 호환성·플랫폼 표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서비스 지원 기술들과 이 기술들을 기반으로 하는 공통 서비스가 개발됐다. 또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가 등장하고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가 공개되고 있다. 더 이상 플랫폼·기기 간 호환성 부족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다양한 플랫폼과 사업자를 받아들이면 된다. 이로써 산업 활성화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요소가 제거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홈을 사용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홈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첫 번째가 공통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채택 동기 부여다. 각각의 사용자별 서비스 효과는 미미할지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득이 있다면 보상정책을 통해서라도 서비스 사용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대기전력 관리 서비스다. 두 번째는 사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다. 맞춤형 서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무방한 서비스보다 나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단계다.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는 사용자 의사에 따라 선택될 수 있도록 모듈화돼야 한다. 서비스의 DIY화다. 기주택 거주자도 스마트홈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신규 주택 거주자도 자기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만을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선택 사양화가 이뤄져야 한다.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먼저 사용자 유형에 따른 서비스 분류 작업을 해야 한다. 곧 맞춤형 서비스 분류다. 다음 단계로 서비스 개인화에 따른 실효성 검증을 위해 실증이 필요하다. 공통 서비스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 구현에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실증을 통한 서비스 가치 분석 후 효과적이고 선진화한 서비스를 위한 요소 기술이 도출될 것이며 실증을 통한 기술수요야말로 산업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실증된 서비스에 대해서는 빌딩블록화(building block)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맞춤형 서비스 선택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스마트홈 기술은 다양한 기술을 통합한 형태의 기술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홈 관련 기술은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가 기술 중복이다. 산업 기술의 관점에서는 분명히 차별성이 존재하지만 스마트홈 기술 개발에서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의 스마트홈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실증으로 도출된 기술에 대한 학연의 개발 노력과 기업들의 상호 호환성 높은 제품 개발 노력, 경쟁체제가 아닌 협력체제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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