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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오연서, 10년간 무명생활...“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

차세대 로코 퀸 오연서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배우이다.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걸어온 오연서는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국가대표2’(2016), ‘엽기적인 그녀’(2017), ‘화유기’(2017)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꽃길이 펼쳐진 건 아니다.

경상남도 창녕군 출신인 그는 중학교 시절 친구의 오디션에 따라가며 연예계 데뷔의 문을 두드렸다.

배우 오연서/사진=지수진 기자




2002년 전혜빈과 함께 3인조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노선을 바꿔 드라마 KBS2 ‘반올림’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연기자로 전향한 뒤 소위 ‘인생 작품’을 만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0년간 무명시절을 보내며 고통과 시련을 겪었던 것.

“어렸을 때 막연히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는 오연서는 겉보기엔 화려고 보이고 즐거워 보인 연예인 그 이면에 이렇게 힘든 과정이 있을지 상상을 못했다고 털어놨을 정도.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말숙 역으로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오연서는 오랜 무명 시절을 깨고 도약하기 시작했다. 2014년 ‘왔다! 장보리’로 대중이 사랑하는 여배우가 됐다.

10년간 무명시절을 겪으며 그는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지망하거나 배우를 지망하는 분들, 모든 취업 준비생들이 마찬가지라고 봐요. 어렸을 땐 다들 꿈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시기가 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게 청춘들을 힘들게 한다.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100프로 될 거란 확신은 그 누구도 주지 않는다. 시도는 하고 있는데, 마땅히 수입이 없는 것 그것도 힘든 일이다. 실패를 계속 경험하다보면 자존감을 잃게 된다. 그런 부분에서 자존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tvN 드라마 ‘화유기’에 이어 영화 ‘치즈인더트랩’(감독 김제영)을 통해 대중과 만난 배우 오연서는 영화 속에서 주어진 몫을 열심히 하는 대학생 홍설로 등장한다. 영화를 보면서 오연서의 대학시절 역시 돌아보게 한다. 동국대학교 연극영상학과를 졸업한 오연서는 “홍설처럼 장학생은 아니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주어진 몫을 묵묵히 열심히 했지만 홍설처럼 잘 했는지는 모르겠다. 홍설은 극중 장학생인데, 전 그렇진 않았다. 연극영화과라 발표 시간이 많았다. 분담해서 자료조사 ppt 과제를 많이 맡았다. ”

그는 캠퍼스의 낭만 가득한 대학시절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했다. 생계형 배우였던 그는 흔한 미팅도 한 번 못해 봤음은 물론, 과 동기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작은 역할이나 스태프를 자처했단다.



영화 ‘치즈인더트랩’ 배우 박해진 오연서


장르를 불문한 오연서의 또 한번의 변신이 예고된 영화 ‘치인트’는 순끼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완벽한 남자 유정(박해진)과 평범한 대학 후배 홍설(오연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의 백인호(박기웅)를 중심으로 캠퍼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졸업한 지 6년이나 흘렀는데 정말 재미없게 보낸 것 같다. ‘치인트’를 촬영하면서 대학시절이 떠오르더라. 대학 시절에 유정 선배나 백인호 같은 남자가 저한테 대시 한 적도 없었다. 졸업작품 뮤지컬이나 연극 주인공도 한번쯤 맡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촬영이나 스케줄이 있으면 어쩔수 없이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겨서 쉽사리 맡을 수 없었다. 지나면 소중하단 걸 알게된다고 하듯이 이제야 후회가 된다.”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간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다’고 한 오연서는, 그 시절 들은 교양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특히 자기 전공 과에 맞춰서 ‘미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준비한 수업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란다.

“전문 지식은 많지 않은데 미술 수업을 좋아했다. 그림을 보고 교수님이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는 시간이 좋았다. ‘자기 학과에 맞춰서 미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프리젠테이션 해오라’는 과제도 내주셨는데 그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화학과 학생은 이것 저것 용액 실험을 미술로 표현하고, 저는 무대화장을 미술로 표현했다. 그런 수업을 좀 더 다양하게 경험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든다. 되게 재미있었다. 그런 것들을 좀 더 다양하고 충실히 경험해보고 싶다. 대학원 진학은? 음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웃음)”

특색 있는 여성 캐릭터를 살려낸 영화나 드라마라면 주저 없이 선택할 것 같다고 귀띔한 오연서는 “케이퍼 무비를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니 만큼 다시 한번 대중을 놀라게 할 작품으로 돌아올 듯 하다.

“얼마 전에 본 여성판 ‘고스트버스터즈’가 너무 좋더라. 원작을 비트는 듯한 맛이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 보면서도 짜릿한 느낌이 든다. 제가 ‘국가대표’를 선택한 이유 역시 여자들의 이야기에 참여한다는 사실이 영광이었기 때문이다.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찍었고, 쾌감이 있었다. 언젠가는 멋있는 도둑 혹은 형사 역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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